“성숙한 인격체로 키우는게 목표… 이전은 변화의 기점 될것”

‘송도이전 앞둔’ 73년 역사의 박문여고 김현숙 교장

“대학입학이 당장 목표가 아닌, 참된 인생을 걸어가는 성숙된 인격으로 키우겠습니다.”

올해로 개교 73주년을 맞은 가톨릭 학교법인 박문여자고등학교가 송도국제도시 이전을 2년여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박문여고는 한국전쟁 등 역사의 한가운데서 7차례 학교를 이전하며 교육에 대한 열망을 이어왔다. 이번 송도 이전까지 합하면 총 8차례다.

김 교장은 “역사적으로 많은 사건이 있었다. 그 한가운데서도 교육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이전이 새로 변화하는 기점이 됐다. 이번에도 그동안 걸어온 뒤를 돌아보고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여 간 박문여고의 이전을 놓고 지역사회가 들끓었다. 박문여고의 구도심 이탈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교육을 이어가고자 이전이 불가피했던 학교 측이 안타까운 대립을 보여왔다.

고난의 연속 속에 박문여고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진정한 의지로 슬기롭게 돌파해나갔다. 특히 이 난관 속에 부임한 김현숙 교장(52)의 뚝심이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뤄내는 등 빛을 발했다.

김 교장은 “학교 건물이 노후화되고,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이중적인 문제로 인해 오래전부터 이전을 고민해왔다”며 “지역사회의 반발이 안타까웠지만, 그만큼 애정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학부모와 학생, 교사, 주민 등 학교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진심 어린 합의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지난 1994년 역사교사로 박문여고와 첫 인연을 맺었다. 앞서 그는 ‘근원적으로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생사, 운명 등을 짊어지거나 탓하지 말고, 용서하라’는 성경 구절을 마음속에 새겨 지난 1983년 국제교육수도회인 노트르담 수녀회에 입회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수녀로의 삶을 선택했던 순간의 깨달음을 지난 수십 년간 학생들과 공유해왔다.

김 교장은 “좋은 대학에 간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왔다”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목표를 향해 성장할 수 있는 저력과 끈기, 내공을 심어주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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