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축제? 개회식은 ‘동네운동회’

관람석 곳곳 빈자리·매스게임 잇단 실수 인천 전국체전 ‘망신살’
 ‘최악 개회식’ 오명… 내년 아시안게임 걱정

인천시와 대한체육회의 준비 소홀로 제94회 인천 전국체전 개회식이 졸속으로 열려 국내 최대 스포츠 축제에 오명을 남겼다. 개회식 관람석 곳곳이 빈 곳으로 남는 등 관중 동원 실패와 함께 매스게임(집단체조)에 투입된 인원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등 역대 전국체전 중 최악의 개회식으로 남게 될 처지다.

인천에서 14년 만에 열리는 전국체전이 지난 18일 문학경기장에서 개회식을 하고 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개회식은 2만 6천여 관람석 중 1만여석가량이 빈 좌석으로 남아 전국체전이 갖는 의미를 무색게 했다.

개회식 입장권은 대한체육회(1만 3천 장)와 인천시(7천 장), 경기가맹단체 및 초청장(6천 장) 등 총 2만 6천여 장이 배부됐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의 몫 1만 3천 명분 가운데 불과 1천여 명만 개회식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관람석 상당수가 비었다. 입장권 배분을 놓고 인천시와 대한체육회 간 소통 부재로 말미암아 1만 장가량의 입장권이 휴짓조각이 된 셈이다.

그나마 인천시 등이 추가로 동원한 3천여 관중이 대한체육회 분의 빈 관람석을 일부 채워 모두 1만 6천여 명이 입장하는 등 간신히 개회식 모양새를 갖출 수 있었다.

개회식 식전행사로 진행된 매스게임도 지적대상이다. 대지·바다·하늘을 형상화한 식전행사 매스게임에 참여한 인원들의 동작이 제대로 맞지 않는 등 연습부족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식후행사로 진행된 인천의 개항과 산업화를 표현한 타악 퍼포먼스는 미리 녹음된 음향에 맞춰 행동만을 맞췄을 뿐 진정한 의미의 타악기 연주가 아니었다.

이번 개회식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미디어 크래프트(Media Craft)도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대 중앙 공중부상형 전광판으로 활용된 미디어 크래프트는 성화 점화와 함께 깜짝 이벤트로 활용됐을 뿐 이후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기존 전국체전에 비해 부족한 예산으로 개회식을 치르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관중 동원과 관련해서는 대한체육회를 믿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더욱 꼼꼼히 챙겼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인천 체육계 관계자는 “전국체전은 내년 아시안게임을 가늠할 중요한 행사다”며 “개회식이 허점 투성이로 치러지며 아시안게임 개회식마저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개회식 기념사를 통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인천시민은 물론 모든 국민이 기다리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1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며 “정부도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배인성기자 isb@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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