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트라 넬스·프란스 티머만ㅣ유나영 옮김ㅣ서해문집ㅣ1만4천900원
고도로 발달된 금융자본시대로 접어들면서 화폐 없이 산다는 것은 몽상에 불과할까?
‘화폐 없는 세계는 가능하다’(Life Without Money : Building Fair and Sustain-able Economies)는 원제 그대로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건설하려면 화폐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이를 ‘비시장 사회주의’라 일컫는다.
이는 ‘화폐와 시장과 임금과 계급과 국가가 없는 사회, 권력과 자원을 공정하고 ‘평등한’ 방식으로 공유하면서 모두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다. 책에서 소개되는 스페인 스쿼트는 이용되지 않거나 버려진 사유지나 공유지에서 자율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다. 저자들은 비시장 사회주의가 이미 곳곳에서 실험되고 있다며 비화폐 시스템은 몽상이 아닌 실현가능한 현실이라고 말한다.
이들이 비화폐 시스템을 주장하는 이유는 제어 받지 않는 시장경제의 성장이 전 세계를 환경적·사회적 재앙에 몰아넣고 있다고 진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화폐’가 있다고 말한다.
19~20세기 화폐와 시장, 임금, 계급, 국가가 없는 사회를 꿈꿨던 움직임에서부터 시작해 전문가들이 전하는 대안적 세계 등에 관해 흥미로운 통찰이 이어진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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