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없는(?) 송시장, 불난 하늘도시에 부채질

영종하늘신도시 등 방문 치적 홍보에만 열중

“시장이 온다기에 갔더니, 하늘도시 얘기는커녕 온통 자기 자랑뿐이네요.”

지난 14일 밤 10시께 인천 영종하늘도시 내 영종초등학교 대강당. 강당 앞에 앉아 있는 송영길 인천시장을 향해 주민들이 흥분하며 쓴소리를 내뱉았다.

이날 송 시장을 비롯한 수십 명의 시 고위간부 공무원들은 하늘도시 주민을 상대로 시정설명회를 열었다.

영종하늘도시 현대 힐스테이트에 사는 A씨는 “왜 시장은 영종에 와서 송도 자랑을 하는지, 영종 주민의 고통을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특히 “집값 하락은 물론 병원도 하나 없는 하늘도시는 버려진 곳이냐?”, “우리도 시민인데 이 아픔은 왜 모르느냐?”는 등의 고성이 강당에 가득 찼다. 일부 주민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우미린 2차에 사는 B씨는 “영종이라는 오지의 섬으로 이사 온 사람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통에 울부짖었는데 생전 보이질 않던 시장이 선거철이 다가오니 얼굴을 보였다”며 “뭔가 대책을 기대하고 설명회를 들었지만, 자기자랑뿐이다”고 비난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송 시장은 지난 7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이어 이날 영종하늘도시 주민의 의견을 듣는 시정설명회를 열었다. 다음 주 전국체전이 끝나는 대로 청라국제도시에서도 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시정설명회에 참석한 주민의 반응은 차갑다. 시장이 지역 내 각종 현안에 대해 뾰쪽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준비가 부실한데다, 설명회 내내 지난 3년간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하늘도시 교통문제를 비롯해 제3 연륙교, 난민지원센터 등의 현안에 대해선 그동안 진행상황만 설명했을 뿐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앞서 열린 송도국제도시 시정설명회에서도 송도개발이익의 재투자 문제나 송도LNG가스기지 및 인방사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주민 C씨는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책이나 향후 계획 등을 약속해 줄 것이란 생각에 기대가 컸다”면서 “하지만, 설명회 내내 전임 시장의 잘못과 비교해가며 자신이 잘한 것만 설명해 실망이 컸다. 주민의 고통을 듣기보다는 내년 선거운동을 한다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송 시장은 이날 “송도, 영종 등 특정 지역을 분리한 게 아니라 인천 전체의 발전을 위해 고민 중”이라며 “주민의 아픈 심정을 직접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됐다. 조만간 영종에서 출퇴근하며 어려움을 실감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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