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회전율이 6년 7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예금자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돈을 은행에 묻어두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시중은행의 예금회전율은 월 3.4회로 지난 2007년 2월(월 3.2회)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평균 4.6회에 달했던 예금회전률은 2010년 4.4회, 2011년 4.2회, 지난해 4.0회로 떨어지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4.0회를 기록한 1월, 4월, 7월을 제외한 나머지 5개월 간 3.5∼3.7회 수준에 그치는 등 최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이나 개인이 자금을 예치해두는 수단인 당좌예금, 보통예금 등 요구불예금 회전율의 경우,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매달 30회 이상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26.5회를 기록한 8월을 포함해 30회 미만인 달이 5개월이나 됐다.
지난 5년간 월1.2~1.3회 수준을 유지했던 정기예금, 정기적금, 저축예금 등 저축성예금 회전율도 지난 6월과 8월 1.0회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8월말 현재 은행예금은 지난해 말보다 8조5천675억원 증가한 998조8천406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예금회전률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유동성이 풍부한 우량 기업들이 설비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채 은행에 돈을 쌓아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제 환경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만일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예금회전율은 예금지급액을 예금 평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돈의 유동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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