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왕의 사적 공간’ 세상밖으로

경기문화재연구원, 북한산성 행궁지 ‘내전’ 첫 발굴조사 마무리

북한산성 행궁지 내 왕의 사적 공간인 내전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역대 발굴된 행궁지 중 가장 잘 보존돼 학술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원장 조유전)은 최근 사적 제479호인 고양 북한산성 행궁지 내전지 1차 발굴을 마무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북한산성 행궁 내전지는 1712년(숙종 38년)에 준공돼 사용, 하지만 1915년 산사태로 매몰됐다.

발굴 조사 결과 북한지(北漢誌)에 기록된 내전 일원을 확인, 마루와 좌우온돌방을 갖춘 28칸 규모로 당시 뛰어난 건축기술과 재료, 궁궐 내전에 걸맞는 위용 등을 보여주고 있다. 행궁은 왕이 거둥할 때 임시로 머무르는 곳으로 왕이 집무를 보는 공적 공간인 외전과 왕이 거처하는 사적 공간 내전으로 구분된다.

또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내전 영역의 동쪽 부분은 1915년 산사태로 훼손됐음이 드러났다. 이 매몰지에서는 상당수의 건축석재, 용문ㆍ봉황문ㆍ수자문ㆍ거미문ㆍ화문 등의 막새기, 치미ㆍ용두ㆍ잡상 등의 기와편, ‘己巳’ㆍ‘辛訓’명 수키와, 여러 건축부재로 사용된 철물 등이 다량 출토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다행히 북한산 깊숙한 곳의 국립공원 내 자리잡아 훼손이 거의 없어 조선후기 건물지에 대한 실증 및 복원 자료로 학술적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외전지와 부속시설에 대한 발굴을 마무리하면 북한산성 행궁 복원을 위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오는 15일 오전 11시 현장발굴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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