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앞두고 신라저축은행 본부장 잠적
불법ㆍ부실대출 등 핵심인물
수년동안 청탁ㆍ수뢰 혐의
경영진 범죄입증 난항 예고
검찰이 신라저축은행의 경영진 비리 등을 수사 중인 가운데 경영진의 불법대출 및 부실 담보대출 등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인물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달아나 수사가 난항에 빠졌다.
인천지검 특수부(신호철 부장검사)는 금융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경가법상 수재)로 신라저축은행 간부 A 본부장(42)을 지명수배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본부장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금융업체로부터 각종 편의를 부탁하는 청탁과 함께 수년간 상습적으로 금품을 받는 등 모두 1억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올 초부터 검찰의 신라저축은행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A 본부장은 지난달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으며, 검찰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A 본부장을 지명수배했다. A 본부장은 거래업체로부터 신용카드를 받아 4천만 원을 쓴 혐의(특경가법상 수재)로 구속 기소된 팀장 B씨의 직속 상사로 공범 관계다.
특히 재일교포 출신으로 이 은행 대주주의 아들이자 주주인 전무 C씨 등 경영진에 대한 불법대출 혐의를 입증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A 본부장이 검찰 출석을 앞두고 달아나 9개월 가까이 끌어온 수사가 다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C 전무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수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불법대출 혐의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어 5월에도 불법 대출을 중개하고 10억여 원을 챙긴 혐의(특경가법상 수재)로 브로커 한 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두 차례나 기각되는 등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달아난 A 본부장을 조사해야 C씨를 비롯한 경영진의 불법 대출 혐의 등 꼬인 실타래도 풀릴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A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해 불법 대출과 부실 담보대출 등의 비리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금융감독원의 고발에 따라 지난 2월 신라저축은행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4월 영업 정지된 신라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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