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소 ‘화분 내놓기 운동’ 말뿐

현장속으로

부평구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참가업소 하늘에 별따기 전형적 탁상행정 ‘유명무실’

지난 4일 오후 1시께 부평구 산곡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이곳은 부평구가 시행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화분 내놓기 운동’ 참가 업소지만, 정작 입구에는 화분을 찾을 수 없다.

화분 내놓기 운동 지침에는 지름 30㎝, 높이 70㎝ 이상의 화분을 매일 6시간 이상 내놓도록 하고 있지만, 인근 상인 중 중개업소 앞 화분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슷한 시각, 삼산동의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이곳 역시 화분 내놓기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한 업소지만, 화분은 없다.

중개업소 대표는 “처음 며칠은 화분을 내놓았는데 달라진 것도 없고, 사람들이 다니는데 불편하다고 해서 지금은 안 한다”며 “특별히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부평구가 올해 시작한 부동산 중개업소 화분 내놓기 운동이 요란했던 처음과는 달리 부실한 운영으로 저조한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

6일 구에 따르면 지난 4월 부동산중개업소 화분 내놓기 운동을 시작한다며 홈페이지, 자체 홍보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알렸다.

당시 구는 이달까지 부평지역 중개업소 950여 곳 중 300곳 이상이 참여, ‘녹색커튼’을 만들어 도심 온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화분 내놓기 운동이 끝나는 시점이 다 됐지만, 사업 효과는 어디에다 내놓기 민망할 정도다.

현재 화분 내놓기 운동 참가의사를 밝힌 중개업소는 모두 78곳으로 당초 목표치인 300곳의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 4일 참가 중개업소 78곳 중 10곳을 확인한 결과, 단 2곳만이 중개업소 앞에 화분을 내놓아 20% 정도만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업소는 참가 사실도 모르고 있으며, 대부분 업소가 참가 이유나 사업 취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구는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최초 사업 시작 이후 별도의 지도 점검 등의 사후 조치를 진행하지 않았다.

또 중개업소에 주어지는 별도의 인센티브나 혜택이 없다 보니 초기에 는 참여하던 업소들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손철운 구의원은 “주민들이 사업 필요성이나 참여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관 주도로 사업을 하다보니 흐지부지됐다”며 “사업 취지만 홍보하고 뒤는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전형적인 치적 쌓기 사업”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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