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DDA/FTA 농업분야 경기지역 설명회 ‘무산’ “중국산 봇물… 농업 말살” 성난 農心 점거시위
경기농민단체 “사전고지도 없이 개최 농민 기만” 거센 항의
김덕호 국제협력국장 “농민보호 설명기회 무산 안타까워”
정부의 DDA(도하개발어젠다)/FTA(자유무역협정) 농업분야 경기지역 설명회가 도내 농민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오후 2시 경기도농업기술원 과학연구관에서 ‘DDA/FTA 농업분야 협상동향에 대한 경기·강원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농업경영인 경기도연합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한국여성농업인 경기도연합회 등이 속해 있는 경기농민단체협의회는 설명회 시작 10분 전 기자회견을 열고 설명회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한·중FTA 협상이 타결되면 둑 터진 물처럼 쏟아지는 중국산 농산물에 우리 농업은 괴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며 “또 정부는 DDA 협상을 거론하며 2015년 쌀 관세화를 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식량위기 시대를 맞아 식량확보에 노력하고 있는 지금 쌀 전면개방으로 식량주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농민단체협의회원 10여명은 FTA 중단 피켓을 든 채 설명회장을 점거하며 “설명회를 중단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버텼다.
조창준 한농연경기도연합회 회장은 “농민단체들에게는 사전에 고지하지도 않아 어제에서야 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때문에 강원도에서는 농민 한명 오지 않았다”며 “설명회를 고의적으로 축소해 농민을 기만하는 요식행위가 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 자리에는 도와 시·군의 농업 담당 공무원 50여명만이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명회를 준비한 김덕호 농식품부 국제협력국장과 설명회에 참석한 김익호 도 농정국장 등이 설득에 나섰지만 이들은 고성을 지르고 설명회 자료를 찢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결국 농식품부 측에서 “더 이상 진행이 안 될 것 같아 마치겠다”고 밝히며 설명회는 50여분만에 시작도 못 한 채 끝이 났다.
조한준 경기농민단체협의회 회장은 “바쁜 수확철에 모두 콤바인을 멈춰두고 달려왔다”며 “농업 예산이 계속 삭감되고 있는 상황에서 FTA는 용납할 수 없으며 설명회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덕호 국제협력국장은 “초민감품목 지정 등 FTA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보호장치에 대해 설명하려 했는데 무산돼 안타깝다”며 “다시 계획을 세워 올 연말쯤 설명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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