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너지(주)가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 일대 지하에 매설한 송유관을 보수공사하자 인근 주민들이 보수가 아닌 주거지 밖으로 우회 신설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30일 중구와 SK 에너지(주)에 따르면 SK 측은 지난 29일 새벽까지 중구 항동 7가 70의 1일대 도로를 굴착해 지하에 매설된 누수유(Slop oil·혼합유) 송유관 코팅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연안부두 활어도매단지 상인과 주민들은 송유관이 매설된 지 30년이 지난 만큼 안전성을 우려하며 보수가 아닌 우회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 25일 밤 도로를 굴착하려던 SK 측을 1차례 막아선 바 있다.
현재 활어도매단지를 가로지르는 1㎞가량의 왕복 4~6차선 도로 지하엔 인천항 돌핀부두~SK 인천저유소를 연결하는 12개의 송유관(유류관 8개, LPG 수하배관 4개)이 묻혀 있다. 매설된 관은 대부분이 지난 1983년에 설치됐다.
돌핀부두~인천저유소 1㎞
유류ㆍLPG관 거미줄 매설
30년 이상 경과 안전성 의심
“우회 신설하라” 거센 반발
과거 가스관 폭발 트라우마
특히 갯벌 매립지 특성상 지하에 염분이 상당하고, 하루 수백 대의 대형 유조차와 각종 트럭이 도로를 오가는 등 부식과 진동, 지반침하 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1991년, 1999년, 2004년 각각 이상이 있던 송유관 일부를 교체하고 코팅한 게 전부다.
더구나 수십 년 전 A사가 이곳에 매설한 지하 가스관이 폭발하는 대형 사고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은 송유관을 주거지 밖으로 우회해 매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활어도매단지 내 상인 정씨(65)는 “이곳 사람들은 아직도 이곳이 불바다가 돼 열흘 동안 대피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당시 막 송유관을 매설하던 SK 측은 이 때문에 거주지 밖으로 우회 매설키로 주민과 약속하기도 했었다. 이제라도 약속을 지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 에너지(주) 관계자는 “관이 오래되긴 했지만, 멀쩡한 관을 통째로 바꾸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지난 2006년 전체 관에 대한 검사를 비롯해 현재까지 안전엔 이상이 없다”며 “주민 우려가 큰 만큼,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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