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문제 찾아… 말보다는 행동하는 노동조합될 것”

변종섭 농어촌공사 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장

국내외 경쟁체제가 심화되는 환경에서 노사간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아름다운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 있다. 특히 노사간 소통을 통해 화합을 이끌어 내면서 공사 발전은 물론 농·어민의 안전영농과 국민의 식량자급 확보라는 막중한 책임을 완성해 나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노동조합이다.

“출근하는 아침이 즐거운 직장, 노조원은 물론 농업인에게 실익이 되는 농업공기업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변종섭(46) 한국농어촌공사 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매일 출근길에 경기지역본부 1층부터 4층까지 모든 사무실에 들러 아침인사를 한다.

노조원들의 표정도 살피면서 사무실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일이다. 그는 “아침인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목소리 톤이 밝지 않고 경직돼 있다는 것”이라며 “아침이 즐거워야 하루가 즐겁고 업무든 노조 활동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 본부장은 취임 당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조화로운 경기지역본부 건설’이라는 슬로건 아래 직원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농업농촌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조합원들이 즐겁게 생활하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지난 6월에는 양평에서 1박2일 동안 경기지역본부와 지사 여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여성역량강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흩어져 있는 여직원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여성 직장인으로서의 어려운 점을 토로하고 본사에 건의해보자는 취지였다.

이 자리에서 육아휴직 뒤 연차가 사라지는 문제점이 제기됐고 이후 차년도 연차를 당겨쓸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또 복귀 후 재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워크숍 마지막 순서로는 자유시간을 넣어 여직원들이 사우나와 산책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노조는 조직문화개선위원회를 열어 잦은 인사교류로 대화가 단절돼 있는 경기지역본부 직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어려움을 터놓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변 본부장은 “향후에는 정년퇴직이 임박한 선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창업 자문 등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변 본부장은 조합원만을 위한 이기주의적인 노조 활동이 아닌 공기업으로써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농업기반 생산정비사업, 영농규모화사업 등 정부정책과 공사가 하는 일이 농민에게 올바른 일인가를 고민한다고 강조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경영이양직불사업을 들었다.

실제 경작하지 않는 자가 직불금을 신청하는 위반사례를 막고 농민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하기 위해 10년이 넘게 공사 노조에서 건의해 제도 개선을 이뤘다는 것이다.

노사 한마음 서포터즈 봉사단 운영도 그 일환이다. 전임 본부장 때부터 시작해서 4년차인 봉사단은 노조 지부장들과 각 지사장들이 모여 재해지역이나 소외계층을 돕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여주 수해지역 농가에 방문해 복구작업을 돕기도 했다.

변 본부장은 앞으로 단기 TF를 순차적으로 운영해 집중적이고 전략적으로 공사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복지제도 개선을 위한 TF’가 끝나면 ‘노조참여 활성화를 위한 TF’와 ‘경기본부의 바람직한 인사원칙을 위한 TF’를 잇따라 가동할 것”이라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노동조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사진=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