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4대 금융그룹의 임원이 지난 1년간 9명이나 줄고 막강한 위세를 떨치던 고려대 인맥이 퇴조하는 등 금융 CEO들이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25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인사를 마친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산하 44개 금융사의 부사장급 이상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9월 127명에서 118명으로 7.1%(-9명)줄었다.
금융지주사 체제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는 금융권 고위 임원의 수가 줄어든 것은 이례적으로 금융 불황에 수익성이 악화된 금융사들이 임원 군살빼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 임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금융사는 KB금융그룹으로 지난해 29명에서 23명으로 6명(-20.7%)이나 줄었다. 이어 하나금융그룹 3명, 우리금융그룹이 4명 줄어 각각 10.7%와 10%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금융그룹은 유일하게 30명에서 34명으로 4명(13.3%)이 늘어났다.
학맥도 큰 변화를 나타났다.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경기(수도권) 소재 대학 인맥이 급격히 퇴조한 반면, 지방대와 고졸 출신이 약진했다. 지방대 출신은 19명에서 27명으로 8명(42.1%)이나 늘었고, 고졸 출신도 5명에서 9명으로 무려 80%나 늘었다.
4대 금융그룹 고위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로 23명에 달했다. 4대 금융그룹 고위 임원의 평균 나이는 56.4세로 지난해 6월보다 1.2살 젊어졌다. 한편 금융그룹의 44개 금융사 118명의 고위 임원 전체가 남성이었고, 여성은 단 1명도 없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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