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육회 압수수색 무혐의땐 법적 대응”

송 시장 공식석상서 불편한 속내 드러내

송영길 시장이 인천시체육회 특정인사에 대한 경찰 수사에(본보 22일 자 7면)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송 시장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A 처장을 두둔하고 나서며 향후 경찰 수사 방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송 시장은 23일 열린 ‘2013 인천시체육회 제2차 이사회’에서 “경찰이 A 처장 비위 정황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명예를 실추시킨)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경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명확한 혐의 없이 A 처장의 집무실과 자택, 자동차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 같은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과도한 수사로 말미암아 이 처장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는 것이다.

송 시장은 이어 “A 처장이 무혐의 처분되면 피의사실공표죄에 따라 경찰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시장의 이 같은 공식발언은 A 처장과의 관계가 남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체육회 당연직 회장인 송 시장은 정치권에 입문 이전인 20여 년 전부터 A 처장과 관계를 맺어왔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당선 후 A 처장을 인천 체육계 수장으로 앉히며 남다른 친분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경찰이 진행 중인 A 처장에 대한 비위 혐의 수사가 내년 재선을 노리는 송 시장과 무관치 않은 셈이다.

실제 이날 A 처장은 40여 명의 시체육회 이사진을 상대로 경찰 수사와 관련한 신상발언을 통해 “(본인이) 죄가 있다면 처벌을 받겠다. 다만, 송 시장은 앞으로 큰일을 해야 할 분이다”며 “(송 시장에게) 피해를 끼쳤지만 단언컨대 단 한 푼의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A 처장에 대한 송 시장의 옹호로 남은 숙제는 경찰의 몫이 됐다. 금품수수 정황에 따라 야심 차게 시작한 수사를 흐지부지 매듭지으면 정치권으로부터 책임공방에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품을 건넸다는 제보자의 고발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뿐이다”며 “수사 결과를 통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인천환경공단 발주 사업과 관련해 A 처장이 이권에 관여했다는 제보에 따라 지난 12일 집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배인성기자 isb@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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