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근심 함께 키우는 ‘축산農’

지난해 호당 평균부채 4년만에 1억원 ‘훌쩍’
생산비 지속 ↑… 축산물값 ↓ 농협경제硏, 2005년比 131%↑

화성시 비봉면에서 한우와 육우 100여마리를 기르고 있는 A씨(67)는 최근 몇 년 사이 늘어난 빚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구제역으로 키우던 소를 살처분하고 재입식을 하면서 적자를 본데다 키우면 키울수록 빚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소값은 계속 떨어지고 생산비는 치솟아 사료값만 한달에 1천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국내 축산농가의 호당 평균 부채가 4년만에 다시 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축산농가의 호당 평균 부채는 1억277만원으로 2005년 4천438만원에서 131.6%나 증가했다. 축산농가 호당 부채는 지난 2008년 1억756만원으로 늘어났다가 2009년 6천39만원, 2010년 6천103만원, 2011년 8천957만원을 기록한 뒤 4년 만에 다시 1억원대를 넘어섰다.

부채 증가는 지속적인 생산비 상승과도 무관하지 않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축산농가의 연평균 생산비 상승률은 송아지 7.13%, 한우비육우 3.29%, 비육돈 7.78%, 육계 4.92%, 계란 4.20%, 우유 7.18%에 달했다. 특히 생산비에 반영되는 사료의 농가구입가격지수(2010년 100을 기준)는 지난해 112.1로 2005년 60.2보다 86.2% 급등했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축산물 농가판매가격지수(2010년 100을 기준)는 81.5로 2005년 93.0보다 12.4% 하락했다.

이처럼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한·육우농가 수는 2005년 19만2천124호에서 지난해 14만6천930호로 23.5% 줄었다. 돼지 농가도 같은 기간 50.9%, 젖소농가는 32.7% 각각 급감했다.

김태성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영악화로 농가가 계속 감소하면 향후 국내산 축산물의 생산기반 약화가 우려된다”며 “안정적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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