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5천원, 2개 1만5천원… ‘호구선물세트’

추석 선물세트, 구성품 낱개 가격과 비교해 보니…
뭉치면 비싸고 흩어지면 싸다? 추석 ‘바가지세트’

직장인 A씨(45)는 추석을 앞두고 직장 동료에게 줄 선물을 수원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2봉지가 들어있는 김 세트를 1만5천원에 팔고 있어 계산을 하려 했는데, 선물상자에 바코드가 없어 계산원이 내용물을 꺼내 바코드를 찍는 순간 한 봉지에 5천500원이라는 가격이 찍혔기 때문. 선물세트 가격이 낱개로 살 때보다 4천원이나 비싼 셈이다.

A씨는 “결국 선물세트 가격인 1만5천원을 주고 구입을 하긴 했지만 바가지를 쓴 기분이 들었다”며 “아무리 포장값이 포함됐다 해도 그 정도로 비싼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추석 선물세트 가운데 낱개로 구매할 때보다 비싼 제품이 많아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북수원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CJ특선 H호의 경우 스팸과 연어통조림, 카놀라유와 참기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 거품’ 소비자들 씁쓸

낱개 1봉지 5천500원 하던 ‘김’

2봉지 세트값은 1만5천원 ‘훌쩍’

할인… 덤… 혜택 적용해도 손해

대형마트 “포장ㆍ인건비 등 추가”

이 세트의 가격은 4만1천800원, 특정 카드로 구매시 3만3천440원이다. 하지만 이 제품을 각각 낱개로 구매했을 경우는 3만6천620원으로 5천원 가량 차이가 난다. 할인이 되는 카드로 구매를 한다 해도 소비자들은 엄청난 할인을 받는 것처럼 착각하며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또 이마트몰에서 2만5천9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동원혼합5-r호는 마트에서 개별로 사면 2천원 더 싼 2만3천900원에 살 수 있었다.

용량이 더 큰 낱개 제품과 비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물세트 가격이 비싼 경우도 있었다. ‘사조 정성 23호’ 선물세트의 경우 2만4천800원에 카놀라유(500㎖) 3개, 참치캔 6개가 들어있지만 오히려 낱개로 카놀라유 900㎖인 제품 3개와 참치캔 6개를 사도 1만7천원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선물세트는 제품 외에도 포장비와 인건비, 디자인 가격 등이 포함돼 있어 더 비쌀 수밖에 없다”며 “또 특정 카드 할인이나 5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식의 덤 행사를 많이 해 단순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문제 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가격 비교가 어렵도록 용량을 달리한 제품으로 구성하거나 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끼워 파는 경우도 있으니 선물세트를 구매할 때는 꼼꼼하게 가격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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