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종사자도 외면… 3년째 미달사태

[긴급점검_흔들리는 '인천 하늘고'] 설립취지 잃어버린 지역 첫 자사고<상>

인천지역 최초의 자립형 사립고인 인천하늘고등학교가 설립 취지를 잃고, 지역 우수학교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등 겉돌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종사자의 정주 여건 마련 등을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인천하늘고를 설립했지만, 공항 종사자 전형은 3년여째 미달하는 등 외면받고 있다.

반면 인천하늘고의 지역 우수학생 선발 비율은 전체 정원의 10%에 불과해 ‘인천지역 우수학교’라는 평가보다는 ‘인천공항 학교’라는 타지역 학교 이미지로 굳어지는 등 정체성도 모호하다. 본보는 3차례에 걸쳐 설립된 지 3년여가 지난 인천하늘고의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입학 정원 비율 조정 등 인천하늘고가 설립취지도 찾으면서 인천을 대표하는 우수학교로 탈바꿈할 수 있는 대책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3만 5천여 명의 인천국제공항 종사자를 위해 설립된 인천하늘고가 종사자에게도 외면받으면서 설립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9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지난 2009년 공사 임직원과 공항업무 종사자의 주거 안정, 자녀의 교육환경 개선 등을 목적으로 인천하늘교육재단을 설립, 지난 2011년 인천하늘고를 개교했다.

인천하늘고의 입학 정원 중 50%는 설립 목적에 따라 공항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인천공항 종사자 자녀로 뽑고, 공항 인근 주민 자녀(20%), 인천 및 전국 학생 각 10% 등을 모집·선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공항 종사자 모집 신입생 비율은 모집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매년 미달사태를 빚고 있다. 지난 2011년 100명 모집에 44명(경쟁률 0.44대 1)이 응시했고,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0명 모집에 38명(〃 0.38대 1)과 48명(〃 0.48대 1)만 응시했을 뿐이다.

이 같은 미달사태의 원인은 인천공항 내 정부부처는 물론 공항세관·출입국관리사무소·서울지방항공청·공항경찰대 직원들이 대부분 2년 단위의 순환 근무여서 공항 인근지역에 거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천공항 종사자의 80%가 매년 고용계약을 맺는 비정규직인데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 등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인천공항에 근무하면서도, 자녀를 인천하늘고에 보내려 굳이 인천(공항 인근)으로 이사를 오지 않고 있다.

비싼 교육비도 문제다. 정규 수업 이후 방과 후 수업 등 특별 교과에 따른 수업료가 월 120만 원이 넘고 기숙사 생활비 등까지 합치면 일반 고교보다 2~3배 높다.

게다가 오는 2016년부터는 공항공사로부터 운영비 지원도 끊겨 사실상 ‘남남’이 되기 때문에 향후 공항 종사자들의 인천하늘고에 대한 관심도 멀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조금씩이지만 공항 종사자 자녀의 응시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만약 내년에 첫 졸업생의 대입 성적 등이 좋으면 입학 응시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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