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TV시장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TV나 3D TV 등 기능 중심에서 초고화질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그 변화의 모습은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3’에서 확인됐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세계 TV시장을 이끄는 제조사들이 앞 다퉈 울트라고화질(UHD)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 제조사들의 초고화질 TV 각축장이 된 ‘IFA2013’을 통해 차세대 TV 시장의 지형도를 가늠해봤다.
■ TV시장의 맹주 ‘한국’, 진격의 ‘일본’
UHD TV는 풀HD(1920×1080)보다 4배 높은 해상도(3840×2160)를 자랑한다. UHD TV를 두고 4K TV로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UHD TV 시장은 2016년에는 1천25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평판TV시장은 포화상태이다. 제조사들은 UHD TV로 새로운 TV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UHD TV 시장의 가능성을 먼저 예측한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먼저 삼성전자는 UHD TV 279.4cm(110형)의 초대형부터 165.1cm, 139.7cm(65, 55형) 중소형까지 크기별 라인업을 일찍이 공개한데 이어 IFA2013 개막 전인 5일에는 커브드(곡면) 형태의 UHD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UHD TV 시대 도래를 알렸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술력 없이는 곡면처리가 어려운 LED 소자를 이용한 TV를 선보이며 세계 일류 기술력을 뽐냈다. LG전자 역시 개막 당일 195.5cm(77형) 커브드 UHD OLED TV를 공개, 현존 최고 기술력을 보였다. 일본의 전자업체인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소니의 경우 65형 커브드 초고화질 LED TV를 공개했고 파나소닉은 55형 UHD형 OLED TV를 새롭게 공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UHD 시장은 일단 한국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모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 업체들보다는 경쟁력이 있다”며 “다만 소니는 UHD 콘텐츠 자급력이 받쳐주는 등 콘텐츠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아직은 갈 길이 먼 ‘중국’
최근 스마트 TV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있는 중국의 제조사도 UHD TV를 모두 내놨다. 하지만 다소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조사의 경우 최근 2, 3년간 전 세계 TV 시장점유율을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는 일부를 제외하면 리딩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황허 강 만큼이나 넓다.
가장 확연한 차이는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해상도, 즉 화질 차다. ‘하이센스’와 ‘TCL’은 각각 279.4cm(110형) UHD TV를 전시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비전문가가 봐도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양산까지도 도달하지 못한 탓에 전시장에는 프로토타입만 비치했다. 그나마도 OLED TV를 전시한 업체는 ‘하이얼’을 제외하면 실종된 상태다.
이들 제품은 화질과 부가기술뿐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 뒤처지거나 국내 업체 디자인을 모방하거나 비슷하게 꾸며놓은 제품들도 있어 혹평 일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화질이나 영상 수준, 디자인 등 차별화 기능 측면에서 선두업체들과 1년 반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며 “다만 이번 IFA를 기점으로 중국 업체들이 금방 쫓아올 가능성이 있어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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