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마~ 가지마~’ 간호사가 떠나간다

저임금·중노동 ‘파김치’… 중·소병원 떠나는 ‘나이팅게일’

인천지역 간호사들이 낮은 임금과 높은 노동강도로 이직이나 퇴직이 잇따라 중·소병원의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5일 간호사협회 인천지회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지역 내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퇴사·이직률이 높아지면서 최소 2천 명의 간호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인천 A 병원의 경우 올 초 간호사 30명, 간호조무사 15명이 근무하면서 100여 명의 입원환자를 돌봐오던 중 간호사 10명이 퇴사했다. 이 병원은 간호사 채용이 어려워지자 간호조무사만 7명 더 충원한 상태다.

또 다른 B 병원 역시 올해 초 간호사 5명이 이직해 부족인원을 간호조무사로 대체해 환자를 돌보고 있으며, 인근 C 병원은 장기간 간호사 채용이 이뤄지지 않자 입원실을 축소했다.

대형병원ㆍ보건교사 이직

동네병원들 구인난 허덕

일부 입원실 축소 고육책

조무사 투입 ‘의료 차질’

인천지역 2천여명 부족

이 같은 간호사 부족현상은 낮은 보수와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간호사들이 수가차등제가 시행되면서 근무환경과 처우가 좋은 대형병원으로 이직하는데다 학교 보건교사 등 근무가 편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간호사 부족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자 지역의료계에서 외국인 간호사를 수입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나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이는 간호의 기본이 의사소통인데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의 간호사가 우리나라 환자의 심리상태까지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올 초 동네 병원에서 근무하다 대형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K 간호사(26·여)는 “하루 12시간의 고된 근무에다 임금도 대형병원 평균임금 200만 원보다 30%가량 적어 근무환경과 처우가 좋은 대형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간호사협회 인천지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 1천 명당 간호사가 1.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22위이고, OECD 평균인 8.9명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중소병원의 간호사 부족현상을 해결하려면 임금 및 근무환경 개선, 보육문제 해결 등 간호사의 권리와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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