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민주, 당론 불구… 예상밖 ‘이탈표’ 많아 당혹

이석기 체포동의안 국회 통과

국회가 4일 본회의를 열고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지만,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왔다. 따라서 여야가 이탈표에 대한 ‘진원지’ 파악에 나서는 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해 재적의원 289명 가운데 찬성 258표, 반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로 가결했다.

찬성률은 86.6%로 사실상 압도적이었지만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과 정의당이 당론으로 ‘찬성’을 정한 가운데 반대와 기권, 무효표가 많이 나오면서 이탈표에 대한 파악에 나섰다.

이석기 의원이 속한 통진당 의원 6명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25명의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무소속 7명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일찌감치 ‘찬성’ 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만큼 최대 6명이 ‘이탈 대열’에 가세했다고 하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정의당에서 18명이 당론과 어긋나는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상대 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진원지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체포동의안이 무기명 투표인 만큼 새누리당이 일부러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키고, 민주당이 역풍을 맞도록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떠돌면서 전운이 감돌았다.

반대·무효·기권 31표… 86.6% 사실상 압도적 ‘찬성’

‘진원지’ 파악 놓고 여야 간 ‘또다른 공방전’ 우려

이석기ㆍ김재연 자격심사 등 후속과제도 진통 예상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를 중심으로 이번 체포동의안 처리과정에서 민주적 토론을 거쳐 합리적 결론에 도달했다”며 “민주적 토론을 전제하되 일사불란한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정당정치의 기본을 확립해 나가는 당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이 ‘민주당 책임론’을 염두에 두고 무기명 투표라는 점을 악용해 전략적으로 반대나 기권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의혹을 일축하면서 이석기 의원이 민족해방(NL)계열로 과거 학생운동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되레 야권 쪽에서 이탈표가 발생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당연히 민주당 등 야당에서 반대 또는 기권표가 많이 나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이석기 사태’를 계속 끌고 가면서 야권에 대한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민주당은 장외투쟁과 영수회담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체포동의안 처리로 이 의원의 후속처리는 사법당국에 넘어가더라도 이 의원과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등 후속과제들이 남아 있어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해인기자 hi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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