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 추석 앞두고 돈 없어 신음중

풍요로운 한가위 ‘남의 일’ 中企는 여전히 ‘자금 한파’

화성시 소재 중장비 업체인 A사는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명절에도 쉴 새 없이 가동하던 생산라인을 올 추석에는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주문 물량이 많지 않아 공장을 가동해봤자 인건비만 더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중장비 건설경기 시장이 악화하면서 A사의 올해 수출실적은 지난해 보다 30~40%가량 떨어졌다.

원가절감, 경비절감을 목표로 긴축재정에 들어가면서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선물도 올해 추석에는 중단하기로 했다. A사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 경기가 상당히 좋지 않아 회사 내부에서 10만~20만원씩 지급하던 귀향비도 줄이려 했지만 가뜩이나 힘든시기에 직원들의 사기가 완전히 꺾일까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회사는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져 올해 추석은 유난히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매출감소ㆍ판매대금 회수 지연 불황 장기화… 꽉 막힌 ‘돈 줄’

10곳 중 4곳은 “경영난 허덕” 도내 곳곳 올 추석 ‘기계 스톱’

장기화하는 국내외 경기악화로 추석을 앞둔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국내 631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해 3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10곳 중 4곳(43.6%)이 추석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수치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48.7%)에 비해 5.1%p 감소했으나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10곳 중 1곳(13.4%)에 불과해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어려운 원인으로는 매출감소가 68.2%(중복응답)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판매대금 회수지연(49.2%), 원자재가격 상승(38.1%)을 꼽았다. 또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업체당 평균 2억5천900만원이었지만, 확보 가능한 자금은 평균 1억7천460만원으로 조사됐다. 평균 필요자금 대비 8천450만원의 자금이 부족한 셈이다.

최복희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앞으로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면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대출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며 “은행에서 자금이 절실한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우량 기업의 대출 확대에만 급급하지 않은지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인 중소기업은 전체의 66.5%를 차지했다. 평균 상여금 지급수준은 기본급의 67.6%, 평균 83만원이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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