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채용할테니 퇴직금 포기해라”… 甲·乙 짜고 비정규직 울렸나?

인천 중견제조사 직원들 “퇴직금 포기했다” 잇단 주장

인사권자ㆍ용역사 퇴직금 둘러싼 검은거래 의혹 확산

용역업체측 “접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 없었다”

인천의 중견 제조업체 인사 담당자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용역업체 분의 퇴직금을 포기시키고, 금품 등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인천의 중견제조업체 A사(인천시 남동구) 직원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여성 인사권을 가진 B씨가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를 A사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는 조건으로, 용역업체 근로분 퇴직금을 포기시키고 용역업체와 나눠 갖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근로자는 “몇 년 전 용역업체 소속에서 A사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 B씨로부터 용역업체 퇴직금을 포기해야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조건부 제안을 받아 퇴직금을 포기했다”며 “주변 동료 근로자들도 퇴직금을 포기한 뒤에야 정규직이 됐고, 그 퇴직금은 B씨와 용역업체가 나눠 가진 것으로 공공연히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근로자는 “용역업체 소속에서 A사 정규직으로 전환되려면 퇴직금 포기 외에도 B씨에게 금품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관행화돼 있어,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상품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A사 직원들은 업체와 계약을 맺은 6개 용역업체도 파견 계약을 연장하거나 업체 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B씨에게 상품권과 리베이트 등을 상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용역업체 관계자는 “B씨에게 접대한 것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전혀 없었으며 대부분 명절을 잘 보내라는 의미의 선물이었다”면서도 “솔직히 파견업체들이 우후죽순 난립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리베이트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본보는 사실 확인을 위해 B씨와의 통화 등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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