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판매 이후 ‘당번약국制’ 유명무실 시민들 안내 홈피 보고 찾아갔지만 헛걸음 분통
편의점에서 가정상비약 판매 허용 이후 당번약국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시민의 불편이 크다.
27일 인천시 약사회에 따르면 휴일과 명절 등에 주민이 필요한 약을 살 수 있도록 지난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당번약국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편의점 등 약국 밖에서 상비약 판매가 허용된 후 약사회 측이 당번약국제 지속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해지면서 이를 지키지 않는 약국이 늘고 있다.
김모씨(41·인천시 남구 관교동)는 일요일인 지난 25일 오후 10시께 딸(9)의 화상 치료에 필요한 화상 치료제와 소독약, 붕대 등을 사기 위해 당번약국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당번약국 안내 홈페이지에서 해당 시간대 문을 연다고 올라와 있는 동네 인근 약국을 찾았으나 홈페이지 내용과 달리 문이 닫혀 있었다.
김씨는 “약국이 문을 열어놓겠다고 말해놓고 지키지 않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기자가 인천지역 10개 당번약국에 문을 열었는지 전화로 확인한 결과 5개 약국이 불통이었다.
인천경실련 관계자는 “심야 당번약국을 운영한다고 게시했지만 실제로 심야에 약을 사지 못하는 사례가 생긴다면 당번약국의 지속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약사는 “휴일에 손님이 찾는 약이 감기약이나 해열제 같은 상비약이 대부분이었는데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팔면서 당번 일에 문을 열어놔도 개점휴업인 경우가 많아 당번약국이 잘 지켜지지 않는 추세”라고 털어놨다.
반면, 다른 약사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은 상비약일 뿐 약국에서 판매하는 전문약과는 차이가 있다”며 “당번약국제는 약사들이 국민과 한 약속인 만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