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생 소설가 손보미가 2013년 첫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문학동네 刊)’ 을 세상에 냈다.
작가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 당선, 2012년 ‘폭우’로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2013년 ‘과학자의 사랑’으로 제4회 젊은작가상 수상까지 등단 4년차에 불과한 손보미는 매해 화려한 수상 기록을 세웠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단편소설의 우아하고 세련된 품격을 보여주면서 취향을 달리하는 이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아온 작가는 첫 소설집에 싱싱하면서도 무르익은 9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이 작품들은 이제까지 그녀에게 쏟아졌던 상찬이 그저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각기 독립적인 세계를 이루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총 9편의 이야기와 함께 오랜만에 소설집을 읽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단편 ‘그들에게 린디합을’, ‘여자들의 세상’, ‘육 인용 식탁’, ‘달콤한 잠 ― 팽 이야기’, ‘애드벌룬’ 등에서 매혹적인, 정교한, 강렬한, 세련된, 비밀스러운, 능수능란한 손보미만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그녀는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오로지 기미만으로 견고하다고 믿어왔던 삶이 와지끈 부서지는 순간을 놀라운 솜씨로 포착해낸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겠는가? 그녀와 함께 그 위험 지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 일말의 두려움도 없이 손보미의 소설세계 속으로 성큼 발걸음을 옮기는 일. 과연 그것 말고 우리에게 어떤 또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제 이 책을 손에 든 당신은 문자 그대로 몸이 사뿐히 떠오르는 황홀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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