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절전운동 사각지대
인천지역 상가 밀집지역 오후 2~5시 단속시간 피해 주말ㆍ야간 문 활짝 ‘냉방’
손님이 우선… 전력난 뒷전 지자체 단속 인력난 한몫
“이 늦은 밤에, 그것도 주말에 개문냉방 단속을 나올 리 만무하잖아요.”
지난 18일 밤 11시께 인천시 연수구 한 주점의 출입구 앞은 마치 냉장고 문을 열어놓은 것처럼 하얀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냉방기를 사용하는 개문냉방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점에 설치된 10평형 에어컨은 설정온도 18도, 바람세기는 최고로 맞춰져 있었다.
주점 업주 O씨(52·여)는 “주말까지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밤까지 일할 리도 없다”면서 “솔직히 단속 걱정은 둘째 문제고, 손님을 끌어모으는 게 더 시급하다”고 배짱을 부렸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7시께 남동구 구월동의 한 화장품 점포도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출입문을 열어놓은 채 냉방기를 돌리고 있었다. 업주 P씨(43·여)는 “환기시키려고 잠시 문을 열어둔 것”이라며 황급히 출입문을 닫은 뒤, 다시 “판촉 행사 중이라 손님을 모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인천지역 일부 상가와 점포의 업주들이 단속 시간대를 피해 버젓이 개문냉방 영업을 하고 있다.
인천시가 군·구 합동으로 진행하는 개문냉방 단속이 주중 오후 2~5시(전력피크 시간대)에만 진행돼 주말과 야간시간대를 이용한 꼼수 개문냉방 영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군·구 별로 단속인원도 1~2명에 불과해 근무시간 외 단속을 나가기 어렵다”며 “전력피크 시간대만큼은 관련 홍보가 잘돼 적발 건수도 지난해 38건에서 올해 7건으로 줄어드는 등 고무적인 성과도 크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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