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이른 추석까지… 엎친데 덮친 ‘과수농가’

사과·배 등 제수과일 출하차질 우려 ‘긴 한숨’
농진청, 안정적 생산ㆍ수확 대책

최근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지속되고 추석도 예년보다 빨라져 경기지역 과수재배 농가들이 과일 품질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수확 시기를 잘 조절하지 않으면 자칫 덜 익고 품질이 떨어진 과일이 출하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21일 농촌진흥청과 도내 농가들에 따르면 올 추석은 9월19일로 지난해 9월30일보다 열흘 이상 앞당겨졌다. 이에 대표적인 제수 과일인 사과와 배 농가들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용인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A씨(56·여)는 “조생종이 아닌 부사가 주품종인데 수요가 집중되는 추석까지 사과가 여물지 못하면 물량을 대지 못해 타격이 크다”며 “요즘 장마로 날이 흐려 햇볕을 충분히 못보고 있는데다 8월이면 태풍이 이어질텐데 더욱 불안한 마음”이라고 한숨지었다.

사과는 나무아래 ‘반사필름’ 일사량 ↑

배, 가지솎기ㆍ수확 3주전 물주기 중단

“추석 대목… 품질 향상위해 각고 노력”

여주에서 1만㎡ 규모로 배농사를 짓고 있는 B씨(62)는 “몇년 전에도 이른 추석이 지난 뒤 쏟아져 나온 배들로 공급이 과잉돼 가격이 떨어진 적이 있었다”며 “어떻게든 품질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조기 출하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선물용과 제수용 과일의 안정적 생산과 품질향상을 위해 과실 생산농가에 이른 추석 대비 재배와 수확 방법을 내놓았다. 과일은 일찍 수확하기 위해 생육 초기에 빨리 키워야 되므로 나무 세력에 맞춰 평년보다 착과량을 줄이고, 생육 후기에는 질소시비를 자제하고 칼리성분을 사용해야 한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사과는 착색과 당도를 높이기 위해 나무 아래에 반사필름을 깔아 수관내부까지 햇빛이 잘 들어가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사과나무의 원줄기 부근 일사량이 노지 일사량의 20%까지 되도록 가지치기를 실시해야한다. 또 배는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웃자란 가지를 가능한 조기에 솎아내고, 수확 3주 전에 물주기를 중단해 과실의 당 함량을 높이고 나무 바깥쪽으로부터 잘 익은 과실을 위주로 3∼4회 나눠 분산 수확해야 한다.

박흥규 농진청 기술보급과장은 “이른 추석에 품질이 좋지 않은 과일을 출하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품질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농진청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와 생산자단체 등과 긴밀히 협조해 조생종 품종의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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