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때아닌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대란

빗나간 수요예측 ‘귀하신 봉투’
이달부터 전면시행 따라 시설관리公 구입 장사진 일부 소매상 사재기까지

부천시가 이달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용을 전면 시행한 가운데 홍보 부족과 봉투 수요와 공급에 대한 정확한 분석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관, 때아닌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대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행 3일 만에 음식물쓰레기 봉투 중 가장 수요가 많은 23ℓ 봉투가 품절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4일 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부터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봉투 사용을 전면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음식물수거용기에 버려왔으나 앞으로는 ℓ당 30원씩 하는 종량제봉투(2·3·5·10·20ℓ)를 구매해 수거용기에 버려야 한다.

이에 따라 종량제봉투를 위탁판매하는 부천시설관리공단에는 지난 1일부터 봉투를 구입하려는 소매상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기존 ℓ당 35원인 일반용 종량제봉투를 반납하고 환불하려는 민원인까지 겹치면서 혼잡이 가중됐다.

특히 일반 봉투 반품과 신규 음식물쓰레기 봉투 구입이 함께 진행되면서 평소 1분도 안 걸렸던 봉투 구입 시간이 20여분까지 지연됐으며, 지난 3일 오전에는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2·3ℓ 봉투가 품절되자 일부 소매상들이 봉투를 사재기 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상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K씨(44)는 “벌써 3일째 오전 9시에 도착해 번호표를 받고 벌써 두 시간째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도 앞에 대기자가 20명이 넘는다”며 “봉투를 사는데 반나절 이상 걸려서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자 4일 시는 긴급기자 회견을 열고 “음식물 종량제 전용봉투 공급 부족으로 시민에게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며 “오는 10일까지 음식물 전용봉투 구입이 어려울 경우 일반쓰레기 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담아 배출하도록 긴급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 관계자는 “지난 6월10일부터 봉투 판매를 실시했으며 그동안 구매수요가 없었는데 1일부터 갑자기 수요가 급증해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며 “2·3ℓ 봉투는 33만 가구의 70%, 가구당 20장의 구매가 예상돼 각각 200만장·150만장씩 공급했지만 소매상들이 대량으로 구매해 품절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오늘부터 일일 25만장, 8일부터 일일 최대 35만~40만장을 추가 공급해 이번주 안에 원활하게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종구기자 hightop@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