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월미은하레일 운명은? 탈수록 태산… 800억 ‘애물레일’

월미은하레일이 다시 달릴 수 있을지 아직 전망이 불투명하다. 인천시는 853억 원을 들여 지난 2010년 월미은하레일을 완공했지만 시공사인 한신공영 컨소시엄과 부실시공 논란을 빚으면서 3년이 넘도록 시간만 보냈다.

인천교통공사는 최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으로부터 월미은하레일 안전성 검증 용역 최종 결과에서 현 상태로는 운행이 불가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다. 철거를 하거나 제3의 활용방안을 찾는 것이 합당하다는 여론이 있는 반면 보수보강을 거쳐 월미은하레일로 운행해야한다는 월미 지역 상인,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천시는 송영길 인천시장, 인천지역 언론인, 시민원로 등 여러 차례 시운행을 거쳐 운행불가 쪽으로 무게를 두고 레일바이크나 도보산책로 등의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시민들의 여론 수렴을 거쳐 정책조정협의회에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한신공영 “6개월이면 부실 우려 완전 해소”

만약 6개월 후에도 여전히 부실하면?… 정치권 ‘네탓 공방’

총체적 부실공사로 정상적 운행이 어려운 월미은하레일의 운명을 결정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시공사인 한신공영㈜에 부실 부분을 보완할 기회를 주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6월 12일 본보를 비롯한 인천지역언론이 주최하고 인천언론인클럽이 주관해 한중문화회관에서 열린 ‘월미은하레일 향후 방안 토론회’에서 염익환 한신공영 상무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기연)이 지적한 기술적 하자를 인정하며, 앞으로 6개월(검증과 시험 운전 기간 제외한 보완부분)간 29억 원을 투입해 부실 부분을 보완해 정상화할 것을 주민에게 약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한신공영이 철기연이 지적한 하자를 모두 해결하는 완벽한 보완을 이행하고, 6개월 후 약속이 지켜지지 못했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 약속만 분명히 밝힌다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답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본보 류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은 “한신공영이 자신하는 만큼 마지막 기회를 줘 철기연의 지적을 모두 해소해 정상 가동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6개월 이후에도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신측이 모든 책임을 지고 더는 시간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또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월미은하레일이 왜 노면 전차에서 검증된 바 없는 Y 레일 형태의 모노레일로 바뀌었는지 첫 단추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임성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타 지역에서 운행 중인 검증된 모노레일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레일바이크, 하늘둘레길(보행 산책로) 등 대안을 살펴봐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인천시도 월미은하레일 활용방안으로 레일바이크와 하늘둘레길 등을 놓고 실현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책임공방도 오갔다.

박종식 새누리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이 “월미은하레일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안상수 전 시장이라면 3년 동안 무용지물로 만든 것은 송영길 현 시장과 인천교통공사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서원경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실장은 “준공승인을 내준 것은 안상수 전 시장 임기 말이었고, 부실시공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한신공영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운행 불가능… ‘총체적 부실’ 확인

인천교통공사, 보수 비용 최소 160억 원 필요… 한신공영과 큰 차이

토론회에 앞서 월미은하레일은 현재 운행하기 불가능할 정도의 총체적인 부실 상태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인천교통공사는 최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기연)과 인천발전연구원(인발연)에 의뢰했던 월미은하레일 안전성 검증 및 수지분석 최종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철기연은 지난해 5월부터 1년여 간의 연구끝에 차량, 궤도·토목, 신호·통신, 전력 분야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재설계, 재시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노레일 무인운전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세부적으로는 시운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사고를 일으킨 모노레일 차량 안내륜은 내구성 시험(하중 2.1t)에서 71만회 균열이 발생했으며 차량에서 안내륜이 이탈되거나 회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철기연은 안내륜 직경을 현 50㎜에서 55㎜로 확대해 80개 전량을 교체하고 전차선과 접촉상태가 불량한 집전장치 20개 전량을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삐뚤빼둘하게 시공된 Y-레일도 모노레일 차량이 넘어질 위험이 있어 전 구간 철거 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사 정위치 정차시험에서는 성공률이 74%에 불과했고 정위치를 지나쳐 정차하는 경우가 2.3%나 나타났다. 모노레일은 현 시스템 상 정 위치에 못 미쳐 정차할 경우 수동으로 전진이동을 할 수 있으나 정위치를 지나칠 경우에는 후진이 불가능해 다음 역사에 정차해야 한다.

이밖에도 절연장치인 지지애자도 25%가 불량으로 집계됐고 차량과 레일 접지 불량으로 감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교통공사 측은 철기연의 진단대로 월미은하레일을 개선하려면 최소 160억 원 상당의 보수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월미은하레일은 수지분석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인발연이 내놓은 ‘수지분석 및 운영방안 검토 용역’ 결과에 따르면 보강공사비용이 100억 원을 투입할 경우 수익성 지수(기준치 1.0)는 0.30~0.47로 나타났으며 보강공사비를 200억 원을 투입할 경우는 0.29~0.45로 더 떨어졌다. 추정손익도 2014년 최대 29억1천600만 원 적자에서 2042년 55억8천900만 원 적자로 손실 폭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호 공사 기술본부장은 “상당 부분에 걸쳐 총체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이상 현 상태로는 운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_ 김미경 기자 kmk@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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