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월미도 상권 살리기? 상인들 ‘부글’

중구청장 부인 명의 테마파크 인근 길 넓혀주고… 대규모 무료 주차장 설치...
버스정류장 안내판도 ‘풍물의 거리→ 월미테마파크’ 바꿔

인천시 중구가 최근 월미도 일대에 김홍섭 중구청장 부인 명의 테마파크 위주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상권을 집중하고 있다는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20일 구에 따르면 지난 13일 4억700만 원을 들여 김 구청장 부인 명의인 ‘월미테마파크’ 인근 북성동 1가 98의 558번지 일대와 월미공영주차장(북성동 1가 산2의 17번지), 반달로(북성동 1가 98의 30번지) 등 200m 구간에 도로 폭을 8~20m로 늘리고 노외 무료 주차장 100면을 설치했다.

특히 노외 무료 주차장은 ‘월미테마파크’ 앞부터 도로 양쪽으로 조성돼 있다.

불과 5m 이내에 주민들이 운영하는 유료 민영주차장(일일 주차료 2천~5천원 상당)이 2~3곳 있고 인천중구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유료 공영주차장도 바로 인접해 있는데 도로를 확장해 노외 무료 주차장을 만든 것이다.

더욱이 도로를 확장하면서 식당가 등 상권이 밀집해 있는 월미 문화의 거리를 거치지 않고도 월미테마파크에서 월미산 입구로 직접 연결하는 진입로를 설치하고 보행자도로와 자전거도로, 꽃길 등도 만들었다.

월미도 진출입로인 월미공원 입구에는 월미테마파크 방향으로 주차장과 한국이민사박물관, 서부공원사업소 등을 안내하는 대형 표지판을 설치해 방문객들을 유도 하고있다. 반대 방향인 월미 문화의 거리 쪽을 안내하는 내용은 전혀 없다.

월미테마파크 앞 버스정류장 안내판에도 기존 ‘월미도 풍물의 거리’ 대신 ‘월미테마파크’ 정류장으로 바뀌어있다.

이 때문에 월미도 지역 상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구가 월미도 상권을 살린다는 명문으로 청장 부인 명의 월미테마파크 위주로 상권을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유료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57·여)는 “무료 노외주차장이 생긴 이후에는 주말에 관광객이 붐벼도 주차장이 한산하다”면서 “월미테마파크 쪽으로 관광객을 몰아주려고 무료 주차장을 만들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상인 B씨(38)는 “대형 안내판이 생긴 후로는 월미 문화의거리로 들어오는 차량이 30~40% 가량 줄었다”면서 “상권을 살리자는 건지 죽이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월미도 지역은 주말에는 워낙 교통체증이나 주차난이 심해서 도로를 확충하고 공영주차장을 설치한 것일 뿐”이라며 “특혜라는 오해를 사고 있는 만큼 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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