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환 장편소설 ‘로베스 피에르의 죽음’

프랑스 혁명가 로베스피에르 ‘실각 3일의 기록’

프랑스대혁명을 소재로 내세운 한국 소설 ‘로베스 피에르의 죽음’(문학과지성사 刊)이 등장했다.

지난 2010년 ‘피아노를 싫어하는 피아니스트’라는 역설적 존재인 글렌 굴드의 전기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첫 장편소설 ‘골드베르크 변주곡’(뿔 刊)을 내놓았던 서준환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서 역설적 매력을 갖춘 실존 인물을 탐구했던 저자는 이번에도 프랑스의 혁명가 로베스피에르라는 실존 인물에 주목했다.

로베스피에르는 프랑스 혁명과 동일시되는 인물로 루이 16세를 단두대로 보낸 주역이면서 독재적 권력을 휘두르는 공포정치로 끝내 쿠데타에 의해 처형된 인물이다. 이 같은 삶에 그에 대한 평가는 상반되거나 혹은 극단적이다.

작가는 다양한 계층이 왕정, 입헌정, 공화정을 놓고 각축을 벌인 긴 시간 동안의 일을 로베스피에르가 실각하는 3일간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기존의 로베스피에르에게 들씌워진 원죄를 낯설게 하며 프랑스대혁명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고 있다.

나아가 작가는 온갖 정치적ㆍ경제적 세력 사이의 복잡한 지형을 드러내며 어떤 혁명을 지향하고 어느 지점에서 혁명을 그쳐야 하는지를 고민케 한다. 이는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지지하고 이득이 없다면 혁명을 방치하는 이들을 향한 따끔한 창이다.

18세기 먼 대륙의 역사를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그리면서 상자 안에서 손가락 인형(기뇰)과 꼭두각시(마리오네트)가 펼치는 인형극 형태로 재현한 서술 방식도 독특하게 다가온다. 값 1만5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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