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에 우리나라 최고의 뽕나무가 있다. 양잠업이 번성하던 시절 상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립잠사대학까지 있었다. 이는 상주 농잠전문학교로 바뀌었다가 잠업이 시들해지며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로 편입되었다. 상주는 예로부터 삼백의 고장이라고 불려왔다. 누에, 곶감, 쌀에서 유래한다. 상주의 밭두렁엔 집집마다 뽕나무로 그득했다.
이맘때쯤이면 누에가 다섯 잠을 자고 누에고치를 만들 준비를 하기위해 밤낮없이 뽕을 먹을 때이다. 누에가 뽕 먹는 소리는 가랑비 오는 소리 같았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이 뽕나무를 맞닥뜨리고 깜짝 놀랐다. 거대한 뽕나무는 길바닥이 새카맣게 오디를 쏟아 내놓고 있었다.
300년 고목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오디가 달려있고 우거진 뽕잎과 가지는 건장하고 푸르렀다. 밤꽃이 흐드러진 산자락을 지나 돌아오는 길에 명주박물관이 보였다. 명주마을엔 아직도 누에가 뽕잎을 먹고 있을까? 제사(製絲)공장 다니던 누이들은 무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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