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 나온 고객들 땀 뻘뻘… ‘찜통 백화점’ 발길 돌릴라

“고객들이 옷을 입어보라고 권하면 덥다며 그냥 가시는 경우가 많아요. 장마도 일찍 온다는데, 여름을 어떻게 나야할 지 걱정입니다.”

전력난으로 백화점 실내온도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서 경기지역 백화점업계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3일 도내 백화점들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대형건물의 실내 냉방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게 하면서 백화점 등 대형판매시설은 예외적으로 25도 이상으로 허용해 왔다. 하지만 올해 최악의 전력대란이 우려되면서 백화점 역시 26도 기준을 맞추기로 했다.

이를 두고 백화점들은 경기침체로 매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도 규제까지 더해지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내부 온도가 높으면 고객의 방문 자체가 줄어드는데다 매출 비중이 높은 의류의 경우 매장에서 고객이 옷을 입어보기를 꺼리면서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높은 습도에 체감온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의 경우 일부 매장 탈의실에 선풍기를 설치하고 냉음료를 접대하고 있다. 또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정부의 실내온도 제한 방침을 알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AK플라자 수원점도 본부 차원에서 체감 온도를 낮추기 위한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오전 11시~12시, 오후 2시~4시 사무실 전등을 모두 소등하면서 업무차질까지 빚고 있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전력사용을 줄이면서 매출은 올려야 하니 이번 여름은 영업하기 가장 힘든 계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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