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홀로이 서울 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처럼 굽이굽이 아득한 강릉을 바라보며 귀경길의 신사임당이 지은 시다. 직선의 속도에 사라진 아흔 아홉 구비 대관령 길을 넘던 시절도 옛날이 되었다. 600년 보물(165호) 오죽헌은 조선 중기의 뛰어난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율곡이이의 외갓집이자 신사임당의 친정집이다. 용꿈을 꾸고 율곡을 낳았다는 몽룡실의 신사임당 초상이 엄숙하다. 어제각엔 정조가 머리글을 붙여 보관케 한 격명요결과 찬양의 글을 새겨놓은 율곡의 벼루도 있다. 무원주자의 못에 적셔내어/공자의 도를 본받아 널리 베풂이여/ 율곡은 동천으로 돌아갔건만/ 구름은 먹에 뿌려 학문은 여기에 남아있구나. -율곡기념관에 갇힌 신사임당 초충도의 방아깨비가 창포 향 피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재 강릉 단오제를 그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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