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승일교

625이전 북한이었던 이곳에 두개의 다리가 평행선을 긋고 있다. 다리 공사가 반쯤 진행 중 일 때 전쟁이 발발했고, 휴전 후인 1958년 이 다리의 나머지를 남한에서 이었다. 결국 남북 합작 다리가 된 셈이다. 다리는 길을 잇고 이념을 잇는 모든 소통의 통로다. 그런 염원 때문일까? 이승만과 김일성을 따서 다리명이 승일교다. 아름다운 아치형 다리, 지금은 등록문화재로 보호받아 통행할 수 없지만 그 옆의 한탄대교가 화려한 칼라로 또 다른 길을 열었다. 콰이강의 다리처럼 통일된 땅에서 개방되어 세계인의 관광지가 되는 꿈을 꿔 본다. 흰 나방이 날개 짓 할 때 저녁 드시고 싶으면 언제든 오라던, 메릴 스트립의 오묘한 미소가 있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그보다 더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다리여도 좋겠다. 625가 다가온다. 여름은 푸른 물결을 젊음의 추억처럼 뒤덮고, 나는 다리건너 머나먼 상처의 땅을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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