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삶에 단비… 빚 갚고 다시 뛰어야죠”
음식점 배달종업원으로 “한달 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건 120만 원이 전부” 라는 이모씨(42ㆍ용인시)는 “살것 같다”는 말부터 했다. 이씨는 생활비와 어머니 병원비로 조금씩 대출을 받은 것이 어느새 5천700여만원에 달한다.
원금에 대한 연간 이자만해도 1천500여만원으로 일년치 월급을 다 쏟아 부어도 모자란다. 지난 2010년 12월 이후부터 빚을 갚지 못해 연체가 지속되고 있으니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아이 셋을 둔 이씨는 “교육비에다 병원비를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해 빚 갚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최근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아주대 캠퍼스 프라자 건물 8층에 위치한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 국민행복기금 접수창구를 방문, 채무조정 신청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았다.
원금 채무가 5천706만원에서 2천281만원으로 조정됐고 이를 10년 분할(월 19만원) 완납하면 1천499만원의 이자도 탕감된다. 이씨는 “한참 커야되는 아이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해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과 어머니 때문에 정말 죽지 못해 살았는데 삶의 희망이 생겼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빚에 허덕이던 서민들 행복기금 덕에 희망 찾아
캠코 ‘바꿔드림론’도 운영 고금리 채무 저리로 전환해
다중채무자들에 큰 도움
식당 주방보조 일을 하며 노모를 모시고 있는 윤모씨(44ㆍ수원시) 역시 채무조정을 통해 빚 독촉에서 벗어나게 됐다. 윤씨는 지난 2007년 5월부터 7천여만원의 원금을 갚지 못하면서 5년10개월간 이자만 6천200여만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이번 채무조정으로 원금 채무는 3천500여만원으로 줄었고, 10년 동안 매달 29만4천원을 완납하면 6천200여만원에 달하는 이자도 탕감된다.
국민행복기금이 출범하면서 각종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이씨와 윤씨처럼 다중채무로 미래가 없는 삶을 살던 서민들에게는 행복기금이 ‘빛과 소금’이 되고 있다. 지난 4월22일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신청이후 12만705명의 가계부채 연체자들이 채무조정을 신청, 삶의 의욕을 되찾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지역본부에서는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이외에도 고금리채무를 저리로 전환하는 ‘바꿔드림론’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복기금 채무조정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바꿔드림론’을 이용하면 저금리로 전환할 수 있다. 화성시에 거주하는 김모씨(38)는 빚이 5천529만원이지만 월 34~39%에 달하는 고이율로 이자만 118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캠코가 운영하는 ‘바꿔드림론’을 통해 매달 36만원씩 상환하도록 조정되면서 신용등급도 2단계나 올라갔다.
김양택 캠코 경기지역본부장은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을 통해 재기의 의지를 다지는 고객들을 접할때면 보람이 매우 크다”며 “국민행복기금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바꿔드림론’ 등을 통해 저금리 전환이 가능한 만큼 고통을 받고 있는 다중채무자들이 희망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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