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폐 농기계창고서 결혼… 獨 홀거 힐·英 아만다 넬리 부부 화제
용인의 폐 농기계창고에서 결혼 예식이 열려 화제다.
한국의 자연풍광과 정(情)에 이끌려 용인에 보금자리를 틀게 된 독일인 신랑 홀거 힐(41·Suss마이크로텍 한국지사 주재원)과 영국인 신부 아만다 넬리씨(42·여남서울대 교수)가 그 주인공.
이들 새내기 커플의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예식이 열린 날은 지난 25일. 날씨도 화창해 이들 부부의 출발을 축하해주는 이 곳은 화려하고 깔끔한 예식장이 아니다. 에어컨도 없고 못 쓰는 농기구와 싸리비 등이 그대로 놓여있는 용인시 원산면 학일마을의 버려진 농기계창고에서다. 이들 부부가 창고 결혼식을 결심하게 된 것은 교회에서 만난 내국인 친구 조중래 명지대 교수(교통공학과 전공)의 권유 때문.
이들의 소박한 결혼식은 호화로운 국내 결혼문화에 익숙한 내국인 하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객 장미영씨(35·여)는 “수천만 원의 비싼 비용을 들이면서도 틀에 박힌 예식을 올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지만, 굳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의미 있는 결혼을 할 수 있다는 데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랑 홀거씨는 “독일에서도 결혼식에 큰 비용을 들이는 게 관례이지만, 아만다와 나는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서로에게 추억이 될 수 있는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며 “아름다운 농촌 마을의 풍경 속에 우리의 결혼이 함께 어우러져 더욱 의미깊었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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