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굿게임쇼’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얼룩’
전화번호ㆍ주소 등 관람객 카드 작성때만 행사장 출입 ‘물의’
개인신상 철통보안 시대 역행… 참가업체 마케팅 활용 우려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올바른 게임 문화 정착을 위한 ‘굿게임쇼 코리아2013’을 개최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참가업체에 제공되는 마케팅 목적의 개인정보를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이들 관람객들에게 개인정보가 기재된 등록카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입장을 불허해 무리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고양 일산킨텍스에서 250여개의 콘텐츠 관련 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게임이 삶을 바꾼다’를 주제로 ‘굿게임쇼 코리아2013’ 행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최측은 일반 관람객에게 회사명, 이름, 직함, 핸드폰, 팩스, 이메일, 주소 등을 적는 ‘참관객 정보입력’란과 회사 직종, 관람 목적, 전시회 인지경로 등 관람객의 성향과 전시회 유입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한 ‘체크란’으로 분류된 등록카드 작성을 요구했다. 관람객 등록카드에는 ‘참가업체들의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지만 수집 동의 거부시에는 전시회 입장을 제한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버젓이 적혀 있었다.
사실상 굿게임쇼를 보기 위해서는 기업의 마케팅에 활용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 수집에 무조건 동의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실제 현장 직원들은 “이름, 주소, 휴대전화 이 세가지는 반드시 기재해야 입장 할 수 있다”며 관람객 등록카드를 일일이 확인 한 후 출입증을 제공했다.
더욱이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등록하면 입장료를 면제해 주는 사전 등록제를 진행하면서 이 같은 개인정보를 요구했음에도 온라인 상에 개인 정보 수집ㆍ이용 목적을 명시하지 않아 개인정보 활용을 동의하지 않은 관람객들의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사전 등록제로 접수한 인원은 6천200여명에 달한다.
자녀들과 함께 굿게임쇼를 보러 온 김모씨(45ㆍ성남시)는 “공공기관이 세금을 들여 진행하는 큰 행사에 입장료를 지불하고도 개인정보를 내지 않으면 입장을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서 일반인에게 강제적으로 마케팅 목적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이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선영 경기콘텐츠진흥원 산업본부장은 “참가업체들의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다는 문구는 잘못 표현된 것으로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다음 굿게임쇼 홍보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람객 정보를 수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자연ㆍ박광수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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