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폐지·학과별 모집 추진 학교측 “경쟁력 강화 포석” 학생들 “전공 특성 몰인식” 예체ㆍ아태물류학부 등 반발
인하대학교가 학부제를 학과제로 전환하고, 일부 학부를 통폐합하는 내용의 학제개편을 추진하자 관련 학부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7일 인하대와 해당 단과대학 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은 신입생 모집단위를 학부에서 학과로 전환하고, 예술체육학부를 문과대학과 통폐합해 인문예술대학을 신설하는 학제개편(안)을 논의 중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현재 11개 단과대학, 1개 학부가 11개 단과대학으로 재편되고, 신입생은 오는 2014년부터 학부가 아닌 학과로 모집하게 된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번 안이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조치라며 오는 9일 예술체육학부, 아태물류학부, 총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반대 시위를 할 예정이다.
예술체육학부는 학년당 정원이 140명으로 수도권 다른 예술체육계열 대학에 비해 ⅓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문과대학과 통폐합되면 잠식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생활체육전공, 연극영화전공 등 전공별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무분별한 통폐합으로 각 전공의 특수성과 전문성이 인정받지 못하는 만큼 인문예술대학이 아닌 독립 단과대학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아태물류학부는 아태물류학과로 전환되면 당초 국내 유일의 종합물류대학을 설립하겠다는 청사진 대신 독립학부가 단일 전공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단과대학별로 학과제 전환 여부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면서 공청회 등 사전 의견수렴 절차 없이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학과제 전환을 강요해 학생들의 자치성과 독립성이 침해됐다는 지적이다.
정상섭 예술체육학부 학생회장은 “학부의 분리통합 논의가 구성원들 모르게 이뤄졌다는 것이 예술체육학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전체의 문제”라며 “다른 학부와 힘을 합쳐 잘못된 학제개편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각 학과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이번 학제개편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각 학부 의견을 수렴해 최종 개편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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