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고가논란 '워킹화'로 '재점화'

K2 워킹화 '플라이워크' 완판행진 속

몇해 전 소비자단체 및 공정위에서도 논란이 됐던 아웃도어 제품의 ‘고가격’ 문제가 한 동안 수면 아래로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최근 ‘워킹화’시장이 분출하면서 아웃도어 ‘고가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6일 소비자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아웃도어 대표 3인방인 노스페이스, K2, 블랙야크의 ‘워킹화’제품(최근 출시된 기능성 제품 기준) 가격이 평균 2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K2가 지난달 11일 내놓은 워킹화 ‘플라이 워크’ 시리즈는 벌써 2만켤레 넘게 팔려나갔다. 현빈이 신고 광고모델을 해 ‘현빈 워킹화’라는 애칭이 붙은 레이서 시리즈는 1주일 만에 1만켤레가 넘게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K2는 이달 중 기존 37종 외에 14종의 워킹화를 더 출시할 예정이다. K2는 2015년까지 스포츠 워킹화 부문 톱3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이달 들어 블랙야크는 ‘프라즈마’를, 이젠벅은 ‘베커’와 ‘펠릭스’ 등 여러 브랜드의 워킹화를 출시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역시 올봄 주력상품 중 하나인 ‘다이나믹 포르테’가 러닝화 겸 워킹화라는 점을 앞세워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워킹화 시장의 ‘원조’는 물론 나이키, 프로스펙스, 아식스, 휠라 등 스포츠화 브랜드들이다. 프로스펙스의 ‘프로스펙스W’나 휠라의 ‘S웨이브’, 그리고 아식스에서 만든 ‘G1’등 이 들 스포츠화 제조사에서 만든 워킹화들은 가격이 대략 10만원 대다.

이에 비해 최근 급부상한 아웃도어 3인방이 만든 워킹화는 배나 비싸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스포츠화와는 다른 ‘기능성’이 첨가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웃도어 의류나 등산화에 적용된 방수 방열 기능과 초경량화 소재의 차이가 가격의 차이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최근 K2코리아의 신개념 워킹화 ‘플라이워크’의 출시후 초단시간 내 ‘완판 행진’에서도 드러났듯이 가격에 거품이 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K2는 ‘플라이워크’를 출시하면서 신제품인데도 아웃도어 전제품에 일괄 적용된 상품권 증정식 가격 할인 이벤트를 똑같이 시행했다. 15만원 이상 구매시 2만원, 30만원 이상 구매시 4만원, 45만원 이상 구매시 6만원, 60만원 이상 구매시 8만원, 75만원 이상 구매시 10만원 상품권을 증정하고 있다.

통상 고가의 신제품에는 초기 할인 정책을 쓰진 않는 게 마케팅 원리다. K2코리아의 신제품 워킹화에도 적용된 이런 가격할인 행사는 결국 출시가격에 거품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K2코리아 김형신 과장은 “한정기간을 설정한 고객 사은 행사 차원인데 가격할인 이라고 모는 것은 잘못이다”고 반박했다. 물론 일리있는 말이다. 일회성 사은 이벤트야 뭐라할 수 없다. 하지만 K2코리아 측은 지난해부터 올 해까지 1년 내내 이 행사를 반복해 왔다. 다시말해 상시 할인 체제인 셈이다.

지난해 대형 백화점들의 ‘아웃도어 대전’ 할인 행사시 마지못해 참가한 노스페이스, K2,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업체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단독 할인 행사는 하지 않는다”고 한 변명이 옹색하다.

전 스포츠 업계가 ‘워킹화’ 시장을 놓고 군웅할거의 시대에 진입했다. 워킹화시장은 2005년 5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09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 작년에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30%가량 더 커져 1조3천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양측의 치열한 경쟁은 광고모델로 톱스타가 대거 동원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아웃도어가 현빈(K2), 송중기(노스페이스), 소녀시대 윤아(아이더), 조인성(블랙야크) 등을 내세워 공세를 강화하자 프로스펙스는 김연아, 휠라는 손연재 등 스포츠 스타를 대거 동원해 맞불을 놓고 있다.

문제는 아웃도어나 스포츠 제품의 가격 거품을 만들어 내는데는 소비자의 폭발적 수요도 한 몫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비자 리서치 관계자는 “걷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워킹화시장 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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