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속에 이뤄진 개성공단 인원 전원철수

개성공단 내 잔류인원 전원에 대한 철수 조치가 이뤄진 27일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는 입경 전후로 긴장과 초조함, 안도와 우려가 뒤섞인 모습이었다.

개성공단 출경이 통제된 후 처음으로 CIQ에 경찰인력이 대거 배치, 경비태세가 한층 강화됐고 막바지 입경 인원을 기다리는 업체 관계자들에게서는 초조함이 배어 나왔다.

2차례로 예정된 입경이 수십 분에서 2시간 가까이 지연되면서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 긴장이 맴돌았으나 우리 측 인원이 무사히 귀환하자 서로 얼싸안고 반기는 등 이산가족 상봉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입경 인원은 예정보다 1명 줄어든 126명으로 입경 시간도 북측의 검문검색 강화 탓에 애초 계획됐던 오후 2시, 2시30분보다 각각 40분, 1시간50분씩 늦어졌지만 별다른 이상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CIQ에 대한 언론진입이 허용된 이날 낮 12시30분께 CIQ 내부와 외부 주차장은 취재진과 경찰인력으로 북적였다.

파주경찰서는 잔류인원 철수와 관련한 돌발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1개 소대 경찰인력 26명과 교통 관리 인력 10명 등 총 36명을 배치, 입경대와 주차장에서 철통보안이 이뤄졌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첫 입경이 40분 지연되면서 입경 시간에 맞춰 짐을 나눠 싣고 마중하기 위해 나온 직원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직원 마중을 위해 나온 H 의류업체 대표 박윤규씨(61)는 “회사 피해가 심각한데다 체류 인원도 말도 못하게 불편했을 것”이라며 “개성공단 잔류인원 전원을 철수하기로 한 정부방침에 따르긴 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 2시40분이 되자 우리 쪽 체류인원 11명이 차량 4대로 입경했다.

업체 직원들은 취재진을 피해 신속히 입경대를 통과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차량 지붕에 의류를 잔뜩 쌓아올린 채 비닐로 동여매고 입경한 A씨는 “검문검색이 한층 강화돼 늦어졌고 업체 직원들은 모두 철수했다”고 답했다.

2시30분에 이뤄질 계획이던 2차 입경은 1차보다 훨씬 늦어져 4시20분이 돼서야 입경이 실시, 115명이 차량 59대에 나눠타고 줄지어 귀환했다.

입경 차량마다 지붕과 차량 내부는 물론 보닛 위까지 짐을 잔뜩 실은 채 거북이운행을 계속했다.

특히 2차 입경 차량은 CIQ 주차장에서 1㎞여 떨어진 도라산 물류센터로 안내돼 이들을 기다리던 업체 관계자와 취재진 사이에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개성공단 출경 통제 3주여 만에 귀환한 직원과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고생 많았다”는 안도의 말과 포옹이 오갔다.

의류 5천장을 싣고 입경한 최인식씨(48)는 “내부 방송을 통해 철수해야 한다고 어제 들은 후 완제품을 최대한 싣고 돌아왔다”며 “인원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검문검색이 강화돼 입경 시간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우리 측 인원은 총 50명으로 29일 오후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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