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규모 늘렸지만 신용등급별 기준금리보다 최고 3배↑ 부과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이 앞다퉈 중기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영세 중소기업에 높은 ‘가산금리’를 책정하고 있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월 시중은행의 중기 신규 대출규모(시설ㆍ운전)는 각각 3조1천139억원, 2조3천35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조2천232억원(60.7%p), 1조1천949억원(48.8%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기간 도내 중기 신규 대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천600억원, 6천358억원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2월말 잔액도 4조7천51억원 늘어난 96조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은 늘고 있지만 시중은행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영세 중기에 기준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가산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 전국은행연합회가 공개한 ‘4월 신용등급별 중기 신용대출 금리현황’을 보면 국민, 신한 등 7개 시중은행의 7등급 이상 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4.79∼9.77%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산정 시 근거가 되는 기준금리가 2.75∼3.0%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중은행이 유동성이 낮은 영세 중기를 상대로 기준금리의 두세배 가까운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을 늘려온 셈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7등급 이상 중소기업 가산금리는 전달보다 0.61%p 높인 반면 유동성과 건전성이 좋은 1∼2등급의 우량 중기에는 0.11%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중기 대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면서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비우량 중기의 가산금리 인하 등도 논의할 수 있지만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가산금리 체계 개편과 함께 우량 중기 대출 편중 등 실태 파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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