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산 급증·소비 부진 道 “재고량↑” 수매 보류까지 농가, 수급 불안에 ‘경영위기’ “판촉 등 정부지원 대책 시급”
양봉농가들이 지난해 벌꿀 생산량이 급증했지만 소비 부진으로 재고물량이 넘쳐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양봉농가의 경영불안이 지속될 경우, 농가 이탈로 인한 양봉산업의 위축으로 꿀벌의 화분수정 등 양봉산업이 가진 공익적 가치와 역할까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5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의 벌꿀 수매금액은 전년 대비 드럼(288㎏ 기준)당 최고 18.4%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충분한 일조량과 이상고온으로 꽃이 늦게 지고 벌의 활동력은 높아져, 벌꿀 생산량이 약 2만t에 달해 예년수준(8천~1만t)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최근 2년동안 경기침체로 벌꿀 소비가 부진하면서 재고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농협의 꿀 판매는 전년대비 30.2% 감소한 1천337t 수준이며, 올해 현재 농협이 보유한 4천500여t의 벌꿀재고는 예년보다 많은 양으로 금액으로 환산시 340억원에 달한다.
경기도의 경우 1천600여 농가가 양봉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 재고가 너무 많은 탓에 농협에서 올해 생산 꿀 수매를 보류하기로 한 상황이다. 윤화연 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장은 “아카시아가 피는 5월이 지나야 올해 생산량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재고가 넘칠대로 넘쳤기 때문에 농가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벌꿀의 수급안정을 통해 농가들의 경영불안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황명철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장은 “정부 수매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생산자 단체는 벌꿀 소비확대를 위한 적극적 홍보활동을 벌이고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벌꿀의 기능성 물질을 상품화해 신규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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