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국내 대기업 최초 "모든 차별 철폐 선언" '파격'

여성·장애인·외국인 동등대우 '명문화'

롯데그룹이 전례없던 파격 선언을 했다. 신동빈(58)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국내외 계열사 인사·노무·교육 담당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그룹 다양성 헌장’ 선포식을 개최했다. 국내 주요 기업 중 성별이나 국적, 장애 여부 등에 따른 차별 철폐를 명문화한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일단 올해 신입사원 중 여성을 35% 뽑고, 장애인 채용도 법정채용비율(3%)을 채울 때까지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여섯 살 때 감전 사고로 양팔을 잃고 2011년 장애인 공채를 통해 입사한 롯데정보통신 프로그래머 김영태(30) 사원이 “장애인이 자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일자리였다”며 다양성 헌장 도입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단기 목표보다 차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데 더 큰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몇 년 내 여성인력 몇 %, 장애인 인력 몇 %처럼 숫자로 명시된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모든 임직원이 차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각종 사내 교육에 ‘다양성 존중 과정’을 신설할 예정이다. 롯데는 앞으로 팀장자격 교육, 진급자 교육 등에 다양성 이해 과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롯데는 2011년부터 장애인 공채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여성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출산휴가가 끝나는 시점에서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사내 규정을 바꿨다. 육아휴직 후 복직할 때 업무 단절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온라인 교육 사이트 ‘똑똑맘’도 운영 중이다.

이창원 롯데그룹 홍보실장은 “국내 주요 기업 중 처음으로 구성원의 다양성 존중과 차별 철폐를 명문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조직 혁신과 신사업 발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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