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교육청은 비리 복마전인가

인천시교육청이 비리의 온상인가, 부정부패의 복마전(伏魔殿)인가. 거론하기조차 멋 적다. 나근형 인천시 교육감의 인사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엔 교육청에서 발주한 인쇄물을 단골로 독점 수주한 인쇄업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밖에 줄이어 제보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한 확인 작업도 분주하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신호철)는 최근 시 교육청과 산하 지역교육청 등에서 발주한 인쇄물을 가장 많이 수주한 인천의 2개 업체를 압수 수색해 회계장부 등 관계서류를 확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감사원 고발로 시작된 나 교육감의 인사비리 수사가 다른 곳으로 확대되는 느낌이다. 검찰은 지난달엔 강화의 한 교구업체를 압수 수색, 나 교육감과의 뇌물수수 여부를 캐고 있다.

이들 인쇄업체 2곳은 최근 5년 사이 시교육청 관련 인쇄물 수주실적이 급증, 지역 내 업체 중 전체 수주실적이 1~2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들 업체와 시 교육청간 인쇄물 수주와 관련,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공개입찰 피하려 사업비 쪼개기 편법

인쇄물을 특정업체에 몰아주기 의혹

검찰, 다른 제보비리 확인작업도 분주

검찰은 시 교육청이 현행법상 발주액이 3천만원 이상이면 공개경쟁 입찰을 해야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업비를 쪼개 이들 인쇄업체들과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형적인 비리 수법이다. 이 같은 의혹 소문은 업계로부터 나오게 마련이다. 그동안 인쇄업계에선 시 교육청 및 산하 지역교육청 등이 수년간 수십억원의 각종 인쇄물 용역을 발주하면서 편법을 이용, 공개 입찰 없이 수의계약 형태로 특정업체에 인쇄물을 몰아주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검찰은 나 교육감과 주변 측근들, 당시 시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의 인쇄물 발주 부서와 회계담당자들에 대해 광범위한 계좌 추적 작업도 벌이고 있다. 결과가 주목된다. 인쇄물 몰아주기 비리의 뿌리는 아주 깊어 보인다. 검찰은 나 교육감의 관선 교육감 시절에도 인쇄물이 특정업체에 집중적으로 수주된 사실을 포착, 수사 확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지체 없이 수사해야 한다.

교육공무원에 대해 국민들은 일반 공직자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기대하게 된다. 어딘가 흠이 있고, 스스로 깨끗하지 않은 사람은 올바른 양심과 가치관을 가르치는 일에 종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연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인천교육의 수장과 그 측근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교육공직 기강 확립차원에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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