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같은 사건이다. 중국인 여성 3명이 국내 항공사 여객기에 숨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은 인천국제공항 보안망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우리 국제공항의 허술한 보안체계에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기도 하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과 매일 쏟아내는 단말마적 막말 협박으로 보안이 강화된 시점에서 일어난 사건이어서 국민들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인천공항 보안당국은 장비·시설이 우수해 보안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장담해 왔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국민들의 두려움만 커질 뿐이다.
답답한 것은 국토교통부와 공항 보안당국이 이들 중국인 여성 3명의 잠입경위 등 사건 전반에 대해 자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이들을 체포한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조사결과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미 CBP의 통보로 국토부 등이 파악하고 있는 것은 지난달 29일 중국인 여성 3명이 아시아나항공 B747-400기의 승무원 휴게실 천장에 20~30시간 넘게 숨어 있다가 미국 LA 공항당국에 체포됐다는 사실뿐이다.
중국 여성 3명 기내 잠입 까맣게 몰라
만약 이들이 납치ㆍ테러범이었다면 아찔
보안요원 교육 강화ㆍ검색감독 철저해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비행기를 탄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내리지 않고 홍콩 첵랍콕공항·일본 나리타공항 등을 거쳐 미국 LA공항에서 적발됐다. 국토부는 CBP의 통보를 받고서야 해당 항공기를 정밀 수색한 결과 승무원 휴게실 뒤쪽 통로에서 외부인 발자국 흔적을 발견했다.
통상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하면 기내 청소와 함께 항공사 보안요원이 이상한 물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내를 샅샅이 수색한다. 그럼에도 이들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수색을 대충 대충했다는 방증이다. 책임 소재를 철저히 밝혀내고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만에 하나 이들이 납치나 테러 등 불순한 의도를 갖고 항공기에 잠입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만 해도 소름끼치고 끔찍하다. 절대로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중국인들이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승무원 휴게실의 위치와 구조, 구체적인 항공 스케줄을 어떻게 알고 밀입국을 계획했느냐이다. 일각의 우려처럼 그동안 중국인이 전문 브로커와 짜고 한국을 거쳐 미국에 밀입국하는 등 인천공항이 밀입국 루트로 악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치밀한 수사가 이뤄져야할 것이다.
당국은 또 CBP의 조사결과를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이 자세로 미 측과 수사공조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국토부와 공항당국은 보안요원의 자질향상을 위한 집중교육과 함께 충분한 보안검색 감독요원을 확보해야 한다. 밀입국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화학·생물테러 등 여러 경우를 대비한 검색 업무도 엄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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