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마치 장식처럼 작용하는 시대다. 디자인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노성진 공간디자이너(한국조형예술원 교수)의 답은 이러하다.
“공무원 한 사람의 의식이 요코하마를 세계 최고의 공공디자인 도시로 바꾸었다. 진정한 지자체에 걸맞는 디자인, 인간을 위한 디자인, 인문학적 디자인이 절실한 때”
다소 거창하게 느껴질 법 하다.
어느 날 “디자인 좀 하십니까”라는 공격적 질문에, 굵고 짧게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해 ‘수필형식으로 건어 엮듯 잡어를 모아 장답하게 된’ 책에서 길어올린 답이니 그리 느껴도 이상할 것 없다.
저자는 2013 핵안보정상회의 연출감독을 맡았고 ‘타운 하우스 아디지움’을 설계한 디자이너다.
그는 ‘디자인 좀 하십니까’를 통해 디자이너로서의 삶과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노씨는 디자인을 보기 좋게 포장해 구매를 유도하는 잔재주쯤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과학과 기술, 경영, 조정, 통제에 이르기까지의 통합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디자인은 경쟁력을 잃는다”며 “상상의 결정체가 디자인이고 디자인은 외관이 아닌 영혼”이라고 설명한다.
또 1995년 이후 벌이고 있는 거실에서 TV 빼기 운동을 전하고, 꿈을 생산하는 집에 대해 부동산이 아닌 올바른 가치를 매겨야한다고 주장하며, 독일의 소박한 간판문화와 비교해 우리나라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도시행정에 걸맞는 디자인이 무엇인지를 강조한다. 값 1만3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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