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마라톤]최고령ㆍ최연소 참가자, 이순우옹ㆍ기운찬군

최고령 참가자 이순우옹(83세) "마라톤은 삶의 원천 내년엔 풀코스 도전"

 “70대도 하프코스를 완주한다는 게 쉽지 않아. 근데 난 여든셋을 먹었어도 50리(약 20㎞)는 무난히 뛸 수 있어.”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 최고령 완주자인 이순우옹(83ㆍ안성시 보개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하프코스를 완주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19년 전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시작한 이 옹은 이제 마라톤이 단순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삶의 원천이 됐다. 지난해 대회에서 받은 특별상이 그에게 큰 기쁨이 됐던 것.

가방 속에서 마치 보물을 꺼내듯 상장과 인터뷰가 게재된 신문 등을 꺼내 든 이 옹은 “날마다 가방에 상장을 넣고 다니며 자랑한다”며 “그분(공동 대회장)들이 작년에 더 잘하라고 상을 줘서 1년 동안 연습할 수 있는 힘이 났다”라고 전했다. 20년 동안 병간호를 했던 부인이 50여일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 옹은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부인 산소 자리 위쪽에 45도 경사길을 만들어 등산 마라톤으로 대회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 옹은 “1년 동안 또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에는 풀코스에 도전해 ‘84세 노인 1등’이라는 소리가 나오게 하겠다”면서 “기념촬영을 위해 여태까지 받은 메달을 모두 달아놓은 조끼도 준비할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특별취재반

최연소 참가자 기운찬군(4세), 생애 첫 출전 … 아빠 손잡고 5km 완주

“운찬이가 생애 첫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는데 완주해서 이름처럼 기운찬 어린이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제11회 경기마라톤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귀여운 외모로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기운찬군(4세)이었다. 반도체 부품 초정밀 가공업체인 아이원스(주)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 기광태씨(35)와 함께 참가한 운찬군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석 한번 부리지 않고 씩씩하게 대회 일정을 소화해 냈다.

특히 아빠와 처음으로 도전한 5㎞코스를 거뜬하게 완주함으로써 ‘꼬마 마라토’너로서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운찬군은 달리기도 달리기지만 코스 중간 중간에 활짝 핀 개나리와 목련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운찬군은 완주 후 엄마, 아빠와 함께 빵과 우유를 마시며 “진짜 진짜 맛있다”고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운찬군의 아버지 기광태씨(35)는 “저도, 아들 녀석도 오늘 경기마라톤이 생애 첫 마라톤 레이스인데 짧은 구간이지만 완주하게 돼 기쁘다”며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이 늘 부족했는데 오늘 특별한 추억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기씨는 내년에는 첫째 운찬이와 함께 둘째 채현(3ㆍ여), 셋째 세찬(생애 1개월ㆍ남)도 같이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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