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디지털 소통의 만남 … 시장이 된 시민, 시민이 된 시장

김만수 부천시장의 '공감행정' 비법 공개

민선 5기 김만수 부천시장은 지난 2010년 7월 민선 5기 출범 후 지금까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소통이다. 그 결과 무관심하고 닫혀있는 시정에 대해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끈 것이 지난 3년 동안 부천의 가장 큰 변화이다.

김 시장은 행정의 최일선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소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과거 시민들과 괴리된 일방통행식 소통이 아닌 시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경청해 반영하는 양방향 소통이 그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예전에 비해 자신의 의견을 손쉽게 전할 수 있기 때문에 트위터, 포스트잇, SNS, 콜센터 등 다양한 방법을 소통의 창구로 활용해 시민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진화하고 있다.

▲SNS 만큼 빠른 부천시 민원처리

지난달 20일 오후 2시48분. 부천시 트위터(@bucheon4u)에 “중동 두산위브 일방통행 도로가 이렇게 파였어요. 꽤 깊게 파인 곳도 있어서 밤길엔 위험합니다”라는 민원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SNS 민원에 대해 정확히 11분 후에 첫 응답이 이뤄졌다. 오후 2시59분 원미구 건설과는 “원미구 건설과입니다. 현장 확인 후 응급복구 조치하겠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냈고 이 민원은 바로 처리됐다.

민원의 제기부터 완료까지 하루만에 이뤄졌다. 휴대전화기를 활용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덕분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SNS 이용자가 급증해 부천시는 SNS 민원처리제를 올해 1월21일부터 시행 중이다.

SNS는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실시간 답변으로 민원처리 과정을 민원인이 알 수 있다.

김만수 시장은 팔로잉 1만3천여명, 팔로워 2만7천여명의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김 시장은 SNS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으며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트위터 교육을 실시, 모든 부서와 동 단위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이제 SNS 민원처리제는 ‘젊은 부천’을 상징하는 소통창구가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배운 포스트잇은 부천 소통의 무기

부천시 시청과 3개 구청 민원실, 36개동 주민센터에 가면 포스트잇 소통판이 있다.

포스트잇 소통판은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써서 붙이면 시장실 ‘시민의 바람’ 게시판으로 배달된다. 해결된 사항은 부천시 홈페이지 열린시장실 포스트잇 소통 답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부천시는 참여소통과에 현장대화팀을 신설할 정도로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벤치마킹해 유명세를 탄 ‘김만수 부천시장식 포스트잇 소통’의 추진배경에 대해 김 시장은 “굳이 시장을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도로 개선이나 보안등 관련 민원은 한 줄 정도로 간단하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 서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시민의 칭찬으로 진화하는 부천시 콜센터

“자동차 신규 등록과 관련해 시청 콜센터에 전화했습니다. 오은영씨라는 상담센터 직원이 전화를 받아 꼼꼼히 필요한 서류를 다 알려줬습니다. 모르는 내용이 많아 답답할 텐데 너무 친절합니다. 덕분에 감동 받았습니다.”

부천시 콜센터가 진화하고 있다. 하루 평균 2천500여건의 전화를 받으며 상담이 폭주할 때는 하루 4천900여건까지 증가한다. 콜센터는 상담사 35명, 관리자 5명이 교대로 근무하며 지난해 7월부터 365일 근무 중이다. 평일은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며 각종 민원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해 콜센터 고객만족도는 92.07%로 10명 중 9명이 만족하고 있다.

부천시 공무원 92명은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부천시 콜센터 동석근무를 실시했다. 부천시의 민원 담당 공무원이 직접 시민과 콜센터 직원과의 대화를 경청해 이 대화의 경험을 바탕으로 민원인을 상대하는 지침으로 삼기 위해서이다.

콜센터는 시민의 의견을 업무에 반영해 고품질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만능센터로 발전하고 있다. 오는 전화만 받는 것이 아닌 시민에게 전화를 걸어 시정홍보, 행사안내, 설문조사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진화하고 있다.

부천=김종구기자 hightop@kyeonggi.com


<인터뷰> 김만수 부천시장

-소통에 대한 원칙은 무엇인가

소통은 정책 완성의 수단이자 목적이다.

정책은 소통으로 날개를 단다고들 하지만 소통하지 않으면 이루지도 못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많은 뜻이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를 항상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입각해서 행정을 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포스트잇 소통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따라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포스트잇은 학생들이 공부할 때 쓰는 보조노트로 유용한 도구이다. 부천시에서는 시민의 소리를 담는 ‘소통의 트렌드’로 불린다. 각 동을 돌며 주민을 만날 때 한 걸음에 달려온 주민이 시간이 부족해 이야기 조차 꺼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

고민 끝에 대안으로 ‘포스트잇 소통’을 선택했다. 포스트잇을 통해 시민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포스트잇 민원을 사무실 ‘시민의 바람’이라는 게시판에 붙여놓고 해결되는 사항은 모두 사라지는 날을 기대하며 하나씩 떼어낸다. 하나하나의 포스트잇이 없어지면서 부천은 바뀔 것이고 시민의 삶의 질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트위터 등을 활용한 SNS 민원처리 제도도 인기가 높은데

요즘 스마트폰 덕분에 SNS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갑자기 떠오른 민원을 SNS을 통해 등록할 수 있고 담당자도 빠른 답변을 통해 민원인과 소통한다. 내 의견에 빠르게 답변을 해주는 것은 신뢰를 더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SNS 민원처리제를 통해 부천시도 젊어지고 있다.

부천=김종구기자 hightop@kyeongg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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