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90% 개발제한구역 ‘꽁꽁’… 재산권 발묶인 ‘40년 세월’

[슈퍼갑LH 서민은 고달프다] ⑨ 과천 갈현동 주민의 고통
정부 믿었는데… 오락가락 사업에 민초들만 골탕

과천지식정보 보금자리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사업승인

국토부ㆍLH 재정난 이유 보상 지연 주민들 빚더미 신음

지난 2003년부터 추진된 과천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주택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말 사업승인이 됐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와 LH가 재정난을 이유로 보상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빚이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과천지식정보타운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진행되는 과천 갈현동 일대 주민들은 지난 1971년 토지의 90%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뒤 지난 2005년부터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40여년 이상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28일 과천보금자리주택지구대책위원회와 LH 등에 따르면 해당 사업지구는 지난 2005년 도시개발사업협약이 체결된 후 2009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LH의 재정난으로 2011년 기존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보금자리지구 전환으로 사업이 축소됐고 지난해 12월20일 보금자리주택지구지정변경 및 지구계획이 국토부로부터 승인을 얻었다.

그러나 국토부 지구 승인으로 보상 절차에 돌입하면 대토와 생활 자금 등으로 받은 대출금에 대한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은 LH가 올해 안에 보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답답하기만 하다.

대책위는 사업이 추진된 지난 200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토지주들이 토지를 담보로 금융기관으로 부터 대출 받은 금액이 5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주민 A씨(57)는 “10년전부터 개발한다고 말이 나왔다.

땅을 3천967㎡ 가지고 있어도 농사를 지어봐야 20~30가마 밖에 수확을 못한다”며 “비닐하우스도 유기농은 재배할 수 없다. 생산성 있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 10년 동안 허송 세월만 보냈다. 주민들이 모두 손을 놓고 자포자기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강성훈 대책위원장은 “과천이 살기 좋다고 소문이 난 80년대 중반부터 우리 갈현동 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궁핍한 삶을 살아왔다”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내땅을 지키며 살려고 했는데 도시균형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추진된 사업이 10년 넘게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는게 말이나 되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특히 강 위원장은 “LH가 자신들의 부실경영으로 자금난에 부딪혀 일방적으로 기존 사업을 포기하면서 궁여지책으로 보금자리주택사업으로 전환하게 됐으나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미 사업의 모든 공정이 끝났어야 한다”며 “공기업(LH)의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으로 인해 주민 피해가 발생한다면 정부가 책임을 지고 이를 보상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보상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보상 등 사업착수는 정부주택정책 및 주택수요, 공사재무여건, 사업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반시설(갈현천 하천정비계획, 안양하수처리장 이용 등) 설치관련 협의 결과 등을 감안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원재기자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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