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 결혼시즌, 신혼부부를 위한 재테크 가이드

결혼은 현실이다. 삶의 양식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꾸려간다는 게 간단하지만은 않을 터. 그 쉽지 않은 여정에 항상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것이 ‘돈’이다. 춥고 배고파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던 연애시절과는 다르다. 하물며 10쌍 중 8쌍이 ‘빚’을 안고 시작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행복의 일부인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곱절이 된 수익과 지출을 어떻게 관리하는 가는 행복한 결혼 생활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맞아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재테크 습관을 알아봤다.

■ ‘통장’부터 ‘결혼’시켜라.

자산전문가들이 말하는 신혼부부 재테크 첫 번째는 ‘통장’ 합치기다. 맞벌이 부분 뿐 아니라 외벌이 부부에게도 필요하다. 가계 전체 재무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정보기 때문이다. 수입 총액을 파악한 뒤 다음은 지출 정리다. 전문가는 매달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나눠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고정지출은 동일하다고 가정하되 변동지출에는 좀 여유를 두어 생각하는 게 좋다. 경조사가 몰리는 달도 있고, 긴급히 부모님의 병원비가 필요할 때도 있다. 목돈 드는 가구를 사거나, 세금을 내거나, 주택관련 비용이 드는 달도 있다. 따라서 평소엔 지출자금을 약간 여유있게 잡은 뒤 그보다 덜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말 중요한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

■ 가계도 비즈니스 … ‘재무계획표’ 작성하라.

‘부부 재무계획표’도 필요하다. 주거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이 해마다 얼마쯤 될 것인지 시나리오를 그리는 것이다. 결혼 초기에 신혼을 만끽한다며 헤프게 쓰면 아이가 생긴 뒤 곤욕을 치를 수 있다. 결혼 초부터 수입 절반 이상 바짝 모으는 게 중요하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재무계획의 첫 번째는 표시 안 나게 나가는 지출을 막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쁘더라도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뚜렷한 재무목표를 가져야 한다. 저축하는 자금의 목적을 명확히 해 자녀양육비, 주택마련자금, 노후준비자금 등으로 구분해 각각의 목적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

■ ‘돈’에도 꼬리표를 붙여라.

목적별로 통장에 이름을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돈의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다. 예컨대 주택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통장, 해외유학을 목적으로 하는 통장, 출산·육아를 위한 통장 등이다. 시중은행은 통장 이름을 본인이 희망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굳이 통장 겉표지를 바꾸지 않아도 온라인 뱅킹을 할 때 계좌 별명에 ‘아기 몫’ ‘비상금’ ‘내 집’ 등을 적으면 된다. 뭉뚱그려 ‘1억 모으기’ 등을 하는 것보다 목표에 따라 돈을 모으는 게 좋다. 돈의 우선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예비자금’ 마련하라.

맞벌이 가족은 육아 휴직, 퇴사 등으로 외벌이가 됐을 경우에 대비해 3개월치(외벌이는 6개월)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MMF, MMDA에 넣어 두는 게 좋다. 유사시에 대비해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일반 저축예금 통장보다 금리가 높아 예비자금으로 쓰기 좋다.

또 재테크 전문가 중 대다수는 “대출이 있다면 대출부터 갚으라”고 조언한다. 재테크를 통해 올릴 수 있는 수익률은 대부분 대출금리보다 낮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없는 사회 초년병이라면 더욱 그렇다. 연 7%짜리 신용대출 300만원을 갚지 않은 채 연 3.5%짜리 적금을 붓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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