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석유회사 공식 출범… 20% 저렴 ‘착한 가격’에 엇갈린 반응

시민 기름값 거품빼기 ‘희소식’

업계 원유도입 등 ‘현실성 제로’

‘착한 기름값’을 내세우며 일반 주유소보다 20% 저렴한 기름 판매를 목표로 하는 국민석유회사가 지난 21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과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시민들은 기름값 거품빼기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며 반기고 있지만 업계는 비현실적인 구상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이다.

국민석유회사는 소비자들이 직접 1주(1인 1만원)이상을 출자해 정유 4개사의 과점구조를 바로 잡고, 석유 가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6월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1인 1주 갖기 약정운동’을 벌인 결과 26일 현재까지 약정액 1천200억원을 모았다. 오는 5월에는 일반인 주식공모로 투자금을 받아 전국 50개 주유소에 ℓ당 200원가량 저렴한 기름을 판매할 계획이다.

ℓ당 200원 저렴한 판매 ‘지지’ 설립 전부터 소비자 반응 폭발

“5천억 자본… 공장설립 무리” 업계, 원유 운송문제 등 지적

국민석유회사 측은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두바이유 대신 캐나다 등의 값싼 저유황 원유를 도입, 정제해 원가를 낮추고 휘발유, 경유 등을 뽑는데 쓰이는 400여개 촉매제를 국산화 해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계획대로라면 2~3년 후엔 국민석유회사의 기름값이 일반 주유소(2천원)보다 400원가량 저렴해지는 것으로 일반 시민들은 ‘희소식’이라며 국민석유회사 설립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국민석유회사 준비위원회가 인터넷을 통해 ‘1인 1주(1만원) 갖기’ 운동을 벌인 후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말께 약정액이 1천억원을 돌파했다. 인터넷 약정운동에 참여한 사람만도 3만여명이 넘고, 기름값 거품 빼기에 동참한 서면 서명자는 33만여명에 달하는 등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5천억원이라는 적은 자본으로 석유 공장을 설립하는 게 비현실적이고 캐나다에는 해상 운송 시설이 없어 원유 도입도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다. 또한 촉매제 국산화를 통한 비용 절감 부문에서도 촉매 비용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에 불과해 비용 절감 효과도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H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42ㆍ수원시 팔달구 인계동)는 “주유소 가격에 불신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석유를 공급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들인 것 같다”며 “설사 운영이 된다고 해도 ‘주유소 폴(직영)’제로 운영되고 있는 구조에서 경기지역 주유소 2천500여개 중 과연 몇 곳이나 직영점이 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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